악착같은 장미들
이우연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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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은 장미들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작품이며,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삶과 죽음의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 볼 것이다. 그것이 상상 속의 인어일지라도, 주인을 사랑하는 암탉이라 해도, 어린 새끼들을 돌보는 돼지라 해도 무참히 희생되고야 만다. 그들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소모품이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인간들이었다.

 

소녀가 사랑한 인어

 

가질 수 없다면 훔쳐서 달아나야 한다. 하지만 소녀는 그럴 수 없다. 인어의 녹색 눈이 슬프게 말해도 소녀는 인어를 도와줄 수 없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인어의 모습은 오물을 먹고 철창에 갇혀서 구경거리로 전락하였다. 썩은 과일을 먹고, 들쥐를 잡아먹어야 하는 자신의 신세와 다를 바 없었다.

 

춤추는 암탉

 

뜨거운 철판에서 춤을 추는 그녀는 사람들의 구경거리였다. 어쩌면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은 아닐까? 어차피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처지인데 빨리 죽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은 아닐까? 원치 않은 알을 낳고 그 생이 다 할 무렵에도 마지막 알까지 주어야 하는 운명은 누가 정해준 것일까?

 

돼지이기를 거부한 한스

 

한스는 인간이고자 했다. 생김새부터 자신이 돼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임신하고 새끼들을 낳아도 그 새끼들도 부정하듯이 그렇게 인간이고자 했다. 하지만 한스는 인간이 아니다. 그녀를 기다리는 운명도 벌거벗은 도축자에게 잔혹하게 살해되는 것임을 망각해서는 안 되었다. 태어난 새끼가 그러하듯 비참한 운명의 선택은 그녀 자신에게 있지 않았다.

 

인간은 무엇인가?

 

우리는 신을 찾는다. 궁극적인 삶의 이유를 찾고자 죽음의 끝자락에서 존재의 시작을 찾고자 그렇게 신을 찾는다. 이 시점에서 나는 신에게 묻고 싶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살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들도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아무것도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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