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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과학자의 흑역사
“과학자들은 그 성공 때문에 자연을 바라보고, 자신의 특수한 방법들이 필연적이고 정확하다는 생각에 빠져든다. 그러나 과학은 그런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연이 몇 번이고 보여주었듯이 자연의 근간을 이루는 여러 진리는 가장 훌륭한 과학자들을 넘어선다.” - p. 75
위 설명이 이 책을 표현하는 전체 요점이라 하겠다.
1930년대에 인도 출신의 한 젊은 과학자가 등장했다. 그는 시카고대학교 교수를 역임하면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아니 세상을 바꿀 이론을 담은 책을 출간한다. 그것은 바로 [항성 구조 연구 입문]이란 책인데, 상대성 이론적 축퇴에 대한 추론과 놀리, 계산 결과, 공식들을 담은 것이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상대성 이론적 축퇴란 무엇인가? 이것은 천문학자들이 소위 말하는 백색왜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백색왜성은 생애 후기에 천채내부의 핵반응으로 생성되는 복사압력보다 천체 외부의 인력이 훨씬 커지므로 천체의 밀도가 높아져서 부피가 줄어들고 중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에너지를 지니는 것을 말한다. 당시에 과학자들은 보통 백색왜성의 나이를 1만 년으로 추정하였다.
인도 출신 찬드라세카르는 거기에 반기를 들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들의 이론에 대립하는 이론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었다. 상대성이론의 메커니즘과 임계질량에 관해 설명하므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블랙홀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상대성이론의 축퇴를 고려하여 특정 임계점 이상 상태가 되면 중력 즉 인력이 매우 커져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지속해서 수축하게 되고 항성의 반지름이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게 되고 에너지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평온한 상태가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에딩턴의 학술회에서 찬드라세카르의 학술을 처참하게 짓밟고, 창피를 주었다. 그가 유명한 사람이었기에 아무도 그의 말에 반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찬드라세카르의 논리가 오늘날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위에 소개한 인용문에서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할 점들이 있다. 과학은 세상의 진리에 비해 정말 아주 작은 성과에 불과하며, 언제나 그 진리는 바뀔 수도 있음을 말이다. 마치 세상에 등장한 과학적 사실들이 전부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 책을 처음에 보게 되었을 때, 과학자들의 수난사를 재미있게 구성한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오히려 과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에게 겸손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겸손이 가져다주는 유익은 과학이론을 발전시키고 세상을 바꿀 것이다. 우리는 또 다른 세상에서 진리를 찾게 될 것이며, 다시 겸손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