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데바 - 삶 죽음 그리고 꿈에 관한 열 가지 기담
이스안 지음 / 토이필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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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바 이스안

 

공포소설 단편집을 읽어본다는 게 쉽지가 않았다. 사실 영화도 소설도 개인적으로 공포를 싫어한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재미도 없고 유치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잘 찾아보지도 않았다. 이 소설이 그러한 장르인지도 잘 몰랐다.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서부터 내 생각이 확 바뀌었다. 아니, 무슨 전파에 이끌려서 내 몸의 세포가 돋아나고 온종일 이상한 생각이 들게 되었다.

 

기획적으로 명성을 얻는 작가들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두려웠고, 심지어 사실적이기도 한 기묘한 이야기이다. ‘이스안이라는 작가가 30이라며? 분명히 작가 소개에 그렇게 나오는데 어떻게 이러한 생각을 그것도 다양하게 할 수 있지?’ 놀라웠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우리가 경험해보거나, 사회의 문제로 간접적으로 보아왔던 불편한 사실들의 이야기. 10편의 이야기들은 꼭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인간의 삶의 애환마저 녹아내고 있기에 더욱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이야기를 꼽는다면 무엇일까? 어릴 적에 이사를 간 동네를 찾아가는 30대 여성의 이야기이가 너무나도 실감이 났으며, 한동안 스스로 이게 뭐지? , 내 이야기 갖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어릴 적 유년시절을 보낸 동네를 나이 먹어서 찾아갔던 적이 있기에 말이다. 내가 놀던 골목을 찾아서 말이다. 구슬치기하고 딱지치기를 하던, 그리고 안 좋은 추억이 있는 구멍가게를 찾아서 가본 적이 있다. 만일, 그곳에서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을 우연히라도 마주친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권선징악. 해로운 일을 하면 꼭 결말이 뒤따른다는 공포의 사슬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공포영화의 끝은 결과가 뻔하다. 그것을 어떻게 그려내느냐는 작가의 상상의 예술의 기법에 달려있다. 아마도 거기서 판가름 나지 않을까? 이 소설을 끝까지 손을 놓고 읽을지, 아니면 5분도 안 되어 덮어버릴지 말이다. 그러나, 이스안이라는 작가는 내게 바쁜 시간을 뺏고야 말았다.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게 만들고야 말았다. 그러고 보니, 반나절 이상을 머릿속이 쭈뼛하면서 보냈던 것 같다. 두렵고 기괴한 이야기로 상상의 영역을 펼치는 계기가 되었기에, 많은 독자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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