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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평점 :
콜카타의 세 사람
세계 어디든 불평등이 존재하는구나. 언제 이런 일이 끝이 날까?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인간의 삶이 그토록 처참하게 짓밟힐 수 있다면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태어난 게 잘못인가? 신에게 묻고 싶다. 그게 하느님이든 알라이든 부처이든 그 무엇이든 말이다. 신은 우리에게 대답해야 한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삶을 악으로 인한 고통으로 규정하고 있다. 선과 악의 대립에서 현세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은 사탄이라는 지배하에 고통과 고난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아주 논리적이다. 그래서? 태어난 게 잘못인가?
지반은 그렇게 죽었다. 사춘기의 꽃이 피어날 나이에 억울하게 비참하게 죽었다.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죽어서 사랑하는 엄마를 지켜주는 것을 바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죽음으로써 어쩌면 그 모든 운명의 사슬이 풀렸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인간의 욕망이라는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 특히, 인도와 같은 카스트제도에서 신분 상승은 모두가 바라는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늘 있었던 딜레마, 특히 대다수의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은 희생됐다. 지배층의 먹잇감으로 말이다. 그토록 이 책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빈부의 격차가 뚜렷해지고, 꿈의 사다리가 하늘까지 닿은 현실을 생각하면서 나는 주인공 지반의 삶을 투영해보았다.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나만을 위해서 살고 권력의 탐욕을 위해서 살아간다면 미래는 암울한 정도가 아니라 없다고 볼 수 있다. 꼭,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가지 않을지언정, 사회나 국가 전체가 병들어 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 자명하다. 그러므로, 종교이든 정치이든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그게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가? 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의 결말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희망을 향해 우리 각자가 한 걸음 내디뎌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