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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8
범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평점 :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 범유진
형편 운동은 일제 강점기인 1923년에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 해방 운동으로서 사실상 신분철폐 운동의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이러한 사건을 배경으로 이 소설은 백정의 딸로서 배우고자 했던 소녀의 소망과 꿈을 이야기한다. 오랜 세월 조선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신분제도가 시행되었고, 인권과 인간의 기본적인 삶은 무참히 짓밟혀 왔다. 특히, 백정의 삶은 말도 못 하였다. 글도 배울 수 없었고 양반은커녕 일반적인 양민을 만나도 고개를 숙여야 했고 백정의 신분을 알리는 검정 치마를 여자들은 입고 다녀야 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맞아 죽어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동네 개만도 못한 인생이 바로 백정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일이 100년 전에도 있었단 말이다. 두메별이란 이름을 가진 어린 소녀에게 말이다. 엄마가 태몽에서 꾸었듯이 별이 땅에 쏟아졌고, 거기서 손에 쥔 별 하나 바로 그녀가 두메별이다. 꽃인지 별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꿈 그게 그녀의 태몽이었다. 하지만 백정의 딸의 삶은 별도 꽃도 아닌 그냥 인분보다 못한 존재에 불과했다. 차라리 인분이라면 거름이라도 쓸 것을 두메별은 그냥 백정의 딸이었다. 이웃 동네에 사는 양민과 농민들에게 손가락질받는 백정의 딸 말이다.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구정물을 뿌리고, 침을 뱉는 백정의 딸 말이다.
어느 날 그녀는 바다를 보았다. 그녀만의 바다 말이다. 일본 소녀가 준 구슬에 보이는 파란색 바다 그 바다는 그녀에게 자유라는 꿈을 주었다. 감히, 백정의 삶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가능할까? 그 이야기는 독자들이 이 소설을 통해서 얻어보기를 바란다.
사회적 분열과 계급에 관해서 말하자면, 지금도 멀었다. 오직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절망하고 또 가진 자도 절망한다. 이것은 상대적인 것이며 서로서로 물어뜯는 방식이므로 승자도 패자도 없다. 백정 마을과 이웃의 양민마을이 늘 싸움과 갈등이 있었던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 사회는 과거로부터 배워야 한다. 혹시 우리의 자식들의 삶은 어떠한가? 그들의 미래는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