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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1780년대 영국에서의 시인이나 작가의 삶이란 무엇인가? 길거리에 나와서 글을 팔고 먹을 것을 구걸하는 한 마디로 거리의 부랑자나 다를 바 없다. 새뮤얼 존슨이란 사람은 영국이 낳은 위대한 시인이자 작가이지만 그의 삶 역시 그러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 시각장애를 앓고 가난이란 더러운 구덩이에서 비참하게 살았다. 그런 그가 현대 영어사전의 시조가 되고 위대한 작가로 탄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더 클럽. 제목이 그 답을 제시한다. 그와 함께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자 친구들이 함께 나누었던 철학과 사상은 암울했던 시대를 위로하고 대변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엘리자베스 카터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이토록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데, 단 한 번도 의견이 일치한 적 없고, 치열한 언쟁을 벌이며 함께하는 이한한 삶을 살아가며, 남편과 아내처럼 서로에게 대역병과 같은 존재다.”
존슨은 덩치가 컸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여자가 죽음의 문턱에 이르자 그녀를 둘러업고서 집으로 데려온다. 그녀가 살 수 있도록 잘 돌보아 주었고 몇 년 동안 집에서 일하도록 허락해주었다. 그가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성공했을지라도 그에게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있었다. 어릴 적 경험했던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고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심이 있었기에 암울했던 시대에 영웅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우리에게 삶에 불일치와 고뇌가 없다면? 아마도 난 소시오패스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가난은 새뮤얼 존슨의 말처럼 인간이 겪는 최고의 악일지는 몰라도 무엇이 행복인지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 자기만족과 가식으로 인생이 참담하였겠지. 18세기 산업혁명의 막바지 유럽에서 지독한 가난과 질병을 이겨낸 존슨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도 그러하겠지.
이 책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존슨의 삶과 그가 작가로서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 배경 지식을 살펴보기를 바란다. 책의 구성은 읽는 내내 인터뷰형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18세기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새뮤엘 존슨과 그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