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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 모자란 키스 ㅣ 바일라 8
주원규 지음 / 서유재 / 2019년 10월
평점 :
한 개 모자란 키스
키스가 한 개 모자란다고?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키스에 대한 느낌을 말하는 건가? 어쨌든 내용을 살펴봐야 알 것 같다.
특별명문사립고 신일고의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마루의 이야기다. 마루는 입학이 결정된 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누명을 써서 어쩌다 복학생 신분처럼 되어버린 아이다. 학교 친구들은 마루와 엮이다가 학생부에 좋지 않은 문구가 적힐까 봐 마루를 상대하지 않는다. 물론 그 학교의 아이들은 공부를 무척 잘 하며 사회적으로 부유한 계층의 부모님 아래에 있다. 반면에 마루는 부모님이 할머니에게 마루를 맡기고 집을 나가셨으며 국가에서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살고있는 생활보호대상자다. 다행히 종구라는 아이와 친구가 된다. 종구는 부유한 아이지만 다른 신일고생들과는 다르다. 공부에 별 관심이 없고 잘 하지도 않는다.
허신미. 아이비리그 입학시험에 합격했고 학교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마루 앞에 나타나 사귀자고 한다. 함께 힘든 아르바이트를 해주고 종구와 마루가 도저히 할 수 없는 ppt를 도와준다. 그 결과 종구와 마루가 최고점을 받아 대상을 받는다. 대상을 받은 기념으로 마루네 집에서 파티를 한다. 그리고 그 날 마루와 신미가 키스를 한다. 그때 신미가 키스가 한 개 모자란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뭔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소설 같다. 현실에서는 마루같이 가난하고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가 특별전형으로 상위 1%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오히려 종구와 같은 아이가 특별전형으로 들어온다. 공부는 못하지만 부유한 집이니까. 게다가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은 이 책의 내용처럼 대부분 종구나 마루와 같은 친구들을 투명인간 취급하지 않는다. 내신 경쟁으로 힘들어하지만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으며 공부를 못하는 친구들에게도 친절하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대부분이 착한 학생들이기에 이 소설과 같은 설정은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신미와 같은 아이가 마루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마루에게 사귀자고 하며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마루와 알바를 한다는 내용에 공감이 가지 않았으나 소설의 후반부에 가서 모든 의문점이 풀렸다. 신미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다는 것을 마루와 똑같은 경험을 한 경동호 선생님으로부터 알게 된다.
그럼 한 개 모자란 키스가 뭘까? 어려운 책의 내용은 아닌데 시원하게 답을 찾기 어렵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읽어 본 결과 결국 마루 혼자 정육식당의 아르바이트를 해내고, 발표준비와 발표도 혼자서 해냈다는 것인데...... 마루는 신미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마루 스스로 할 수 있는 재능이 있었고 그 재능을 이끌어 내어 성공했다. 그러니까 마루 혼자 할 수 있는 사실을 마루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어서 한 개가 모자란다고 한 걸까? 따라서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으니 자신의 재능이나 상황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이 되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정답이 뭔지 솔직히 모르겠다. 정답을 모르니까 모자라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