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시간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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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

 

꿈 많았던 어린 시절.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보아도 난 언제나 좋았다. 구름 속에 햇살이 아름답게 비추었고 꼭 나를 위해 나에게만 비추는 것 같았다. 마치 슈퍼맨 이 하늘을 날면 구름을 뚫고 찬란한 태양이 대기를 가르듯 내 인생이 그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청춘의 시간 그 아름답고 소중해야 할 우리의 시간은 수증기 머금은 구름처럼 사라져 버렸다. 독자로서 50을 바라보는 나에게도 10대가 있었다. 그 시절 난 6만 시간에 나오는 서일이도 보았고, 영준이도 알았고, 짱구 형도 만났다. 일밖에 모르는 치킨집 사장 서일이 아버님도 본 적 있고, 허세 가득한 신 의원이란 사람도 만난 것 같다.

 

나의 6만 시간은 마치 어릴 적에 보조 바퀴 달린 자전거를 타고 건너곤 했던 다리와 같았다. 다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시간이 흘러도. 세월이 흘러도 말이다.

 

짱구의 말처럼 청춘의 시간은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하기에도 아까울까? 후회하고 가슴을 쳐도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간이 그토록 아까울까? 나이가 들어보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머리가 하얗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은 이 나이에도 그 시절이 그리 그립지는 않다. 너무 아프고 슬펐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 내 모습이 아름답고 소중한 까닭은 무엇일까? 지금 내 시간이 소중하고 좋은 것은 왜일까? 비로 소야 깨달았을까?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아픔이고 슬픔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마치 빛과 향기를 뿜어내는 향초처럼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그 시간이 소중한 것일까?

 

그렇게 영준이는 자신의 원망을 누군가에게 쏟아내고 있었고, 그렇게 서일이는 자신의 아픔을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일까? 행복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나를 이해하게 해주었다. 지금 내 삶이 누군가를 미워하기에는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비록 청춘의 6만 시간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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