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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의 전쟁
캐시 케이서 지음, 황인호 그림, 김시경 옮김 / 스푼북 / 2019년 9월
평점 :
클라라의 전쟁
저자 캐시 케이서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이신 부모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영감을 얻어 청소년들을 위해 ‘클라라의 전쟁’을 쓴다. 그녀는 어린이들에게 홀로코스트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체코슬로바키아 서부 지역을 침공하고 게토라고 불리는 유대인 집단 수용소로 보낸다. 클라라의 가족은 게토의 테레진 이라는 마을로 가게 된다. 이곳에 4만 명이 넘는 유대인들이 수용되었다.
평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갑작스러운 전쟁으로 낯선 곳에 오게 되고, 게다가 부모와도 떨어져 생활해야 한다. 다른 죽음의 수용소에 비해 환경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곳 역시 굶주림과 질병, 너무 많은 수용 인원, 죽음의 수용소로 가게 될 통지서를 받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생각해 보면 결코 나은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요즘처럼 돈만 있으면 뭐든지 살 수 있고 부모님께 말만 하면 뭐든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철없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장소는 단 하루도 견딜 수 없는 곳이다.
클라라의 아빠는 의사였기에 진료소에서 일하게 되었고, 엄마는 급식 배분을 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클라라와 동생 베드로는 다른 수용자들에 비해 좀 더 나은 입장이었다. 그에 더해 그곳에서 절친인 한나와 나란히 침대를 쓰게 되고, 야곱이라는 청소년의 도움으로 베드로 역시 잘 견디며 생활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려움 가운데 청소년들이 생활하면서도 서로 돕고 생각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남보다는 나밖에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사랑의 특성들을 나타냈기에 수용자들이 그나마 견뎌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오페라 <브룬디바르>를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수용소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던 청소년들. 책 속의 내용만을 볼 때는 눈치채지 못하지만 작가인 캐시 케이서의 말을 보면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었다. 나치는 유대인들에게 이러한 문화행사를 허락한 이유가 유대인들이 자신에게 닥친 운명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교묘한 속임수에 유대인들이 희망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게다가 국제 적십자단의 방문자들을 속이기 위해 잔디를 까고 꽃을 심는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브룬디바르>를 성공적으로 공연한다. 나치의 철저한 속임수에 적십자단의 방문자들은 만족하고 떠난다.
이 책을 읽는데 정치인들의 속임수나 일부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치처럼 잔혹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별다르지 않을 듯 싶다. 정부의 법망을 피하는 방법이나 꽤하거나 보이기식 행정을 펼치려는 사람들이 이제는 정신을 차렸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어려운 시련 가운데서도 희망이 가지는 힘과 서로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 나아가 다시는 이런 끔찍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무엇이든 말만 하면 부모님이 척척 알아서 해주는 요즘 세대의 아이들이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자신이 현재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고마움을 느끼길 바란다. 그리고 어려움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내하며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것을 발견하는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