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바튼 호수의 기적 - 새와 파리, 물고기,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운누르 외쿨스도티르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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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바튼 호수의 기적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땅. 태초에 하느님은 불과 물을 만들고 황무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곳에 어린잎이 돋아나고 바람이 불자 생명이 하나둘씩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잎은 나무가 되고 나무는 숲이 되어 땅을 지배하게 되었다. 거대한 울림과 불덩이가 치솟았고 하늘은 검은 구름과 연기가 뒤덮였다. 그리고 새로운 낙원을 탄생시켰다. 거기에는 맑은 호수가 생겼고 수많은 새와 물고기와 식물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고방오리, 북방흰뺨오리, 비오리, 바다꿩까지도 살기 시작했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미바튼의 아름다운 생태계를 자세히 알려주는 작가는 우리가 가보지는 않았지만, 눈으로 보는 듯한 생생함을 전해주고 있다.

 

미바튼의 생성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과 그곳에 서식하는 조류들의 생태, 용암에 의해 생겨난 동굴에서의 어류들 그리고 곤충까지 어쩌면 작가는 미바튼이 그녀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굴에 사는 곤들매기에 관해서 그 생김새나 하는 짓이 꼭 내가 어릴 때 계곡에서 보았던 메기하고 비슷했다. 아무거나 잡아먹고 등은 검은색이고 배는 미끈한 하얀색이나 주황색인 메기 말이다. 그러나 분명히 미바튼의 동굴 메기들은 미바튼 호수의 메기들과는 생김새나 크기가 다르다. 그 녀석들이 동굴에 어떻게 살게 되었는지 내 생각은 홍수가 나서 강이나 호수의 물이 동굴에 차고 빠져나가서 살게 되었다고 판단되지만, 작가는 처음에는 동굴이 수면하고 같았지만, 지층이 융기하면서 수면이 동굴보다 낮아지면서 동굴 메기가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유가 어떠하든 간에 특정한 공간에서 특이한 종이 살고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바튼의 다양한 종류의 새들을 관찰하고 개체 수를 파악하고 그곳에 사는 온갖 생물들의 환경과 자연을 지키려는 사람들 그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온갖 고민과 사건들 속에 파묻혀 살아가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무더운 여름날의 산들바람처럼 상쾌함을 선사한다. TV나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감동을 선물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비록 가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가본 듯한 착각에 빠져서 춥고 척박한 아이슬란드에서 잔잔한 물 위에서 아침 안개가 햇살에 피어오르고 새들이 분주하게 깃털을 가다듬는 미바튼의 호수에 내가 있음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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