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시화 - 천 일 동안의 시와 이야기
현우철 지음 / 우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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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 시화

 

천 일 동안 시를 쓰다니 이 작가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대략 3년이 조금 못 되지만 책을 낼 만큼 시를 그것도 천 개나 쓰다니 놀라기 그지없다. 나도 시를 좋아할뿐더러 아니 시를 곧잘 쓴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마 상황이 허락되었다면 시단에 등단해서 이름 좀 알렸을지도 모른다. 책을 받은지 하루 만에 훑어보았다. 내게는 남들이 가지지 않은 이상한 능력이 있다. 책을 읽는 속도도 빠르지만, 시를 볼 때는 여러 편을 보더라도 한눈에 들어오고 거기에서 유독 눈에 띄는 시를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 천일 시화의 시 두 편을 소개해 보겠다.

 

#31 지치고 지쳐도

 

일에 지치고

공부에 지치고

 

돈에 지치고

삶에 지치고

 

사람에 지치고

사랑에 지쳐도

 

마음 한구석에

희망의 불씨 하나는 남겨두자

 

시련의 날들이 가면

언젠가 행복의 날들도 오겠지

 

일에 지치고

공부에 지치고

 

돈에 지치고

삶에 지치고

 

사람에 지치고

사랑에 지쳐도

 

마음 한구석에

환한 웃음 하나는 남겨두자

 

행복의 날들이 오면

언젠가 환하게 웃어야 할 테니까

 

#197 사랑이었네

 

사랑하고 싶었지만

사랑할 수 없었던 것도 사랑이었네

 

사랑할 수 없었지만

사랑할 수 있었던 것도 사랑이었네

 

사랑하고 사랑했지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던 것도 사랑이었네

 

사랑한다고 소리치지 않았지만

사랑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사랑이었네

(중간생략)

 

우리는 누구나 꿈을 꾸며 살아간다. 그러하기에 인생이 고달파도 기꺼이 이겨낸다. 때로는 내가 가는 길이 어딘지 몰라도 꿈을 꾸며 살아가기에 오늘도 페달을 밟는 것이다. 내가 쓰는 인생이란 시는 종착역이 어디인가? 그게 모두가 가는 죽음일지언정 나는 지금도 꿈을 꾸고 살아갈 것이다. 내 인생에 노래가 없다면 얼마나 지루할까? 내 인생에 시가 없다면 얼마나 건조할까? 오늘도 내가 달리는 이유이다.

 

내 마음에 별들이 움직인다. 하늘의 별들은 가는 길이 정해져 있지만 내 마음의 별들은 정해지지 않았다. 수학적 규칙 없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형광을 띈 별들이 마구 움직인다. 나는 그 별들을 가져다가 내 마음의 서랍 속에 하나하나 정리할 것이다. 그리곤 누군가가 꺼내 보겠지. 그리곤 웃겠지. 그리곤 웃겠지. 내가 천일 시화라는 책을 보고 웃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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