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일락 걸스 2 ㅣ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3
마샤 홀 켈리 지음, 진선미 옮김 / 걷는사람 / 2018년 12월
평점 :
라일락 걸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이고 참혹한 전쟁이 사람들에게 가져다준 것은 무엇인가?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슬프고 비참한 과거를 생각하며 한없이 울었다.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는가? 제 2차 세계대전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한 가정을 한 나라를 무참히 짓밟았다. 작은 시골에서 행복하게 뛰어놀던 아이들도 모두 사라졌다. 카샤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아리따운 십 대 소녀는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의 기본적인 삶마저도 송두리째 사라졌다. 전쟁은 인간의 무능력함과 비겁함마저 사치로 만들어버렸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 가운데 수용소에 있던 보라색 삼각형의 수의를 입은 여자들이 있다. 그들을 가리켜 바이블걸즈라고 하는데 이들은 여호와의 증인들이다. 히틀러에게 충성서약에 서명만 하면 수용소에서 풀려나는데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참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신념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무엇을 믿든 아니든 간에 사람은 자신만의 신념이 있다.
좋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기준에 의한 신념이고 믿음이라면 그것은 마치 달리고 싶은 말에 눈 가리게 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열심히 달리고 어딘가를 가더라도 그것은 말 주인의 뜻에 의한 것이지 말이 가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난 히틀러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뜻으로 바이블걸즈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자신의 신념이기는 하나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예기가 딴 데로 샜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독일의 수용소에서의 인종청소가 인류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건으로 기록된 것은 우리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 그 당시 아무 이유 없이 그들이 자행하는 폭력과 살인에 쓰러져간 사람들이나 또 그 일에 참여한 독일인들이나 현재 백 년도 채 안 된 그러한 사건들을 기억해야만 하는 우리나 모두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난 묻고 싶다. 오늘날의 바이블걸즈에게 말이다. 당신들의 말처럼 이러한 끔찍한 사건들의 원인이 사탄에 의한 것이라면 왜 하느님은 그것을 방관했는가? 난 니체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신은 죽었다.”라고 말이다. 그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 그 점이 내가 진리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