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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원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말의 뿌리를 찾아서. 세계에는 200개가 넘는 언어와 방언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왜 말이 다 다를까? 즉, 각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른 환경, 풍습, 문화가 지역의 언어의 지문을 형성하였다. 쉽게 말해서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생겨난 것이다. 70년 가까이 분단 된 지금 남한과 북한의 언어가 많이 차이가 나는 이유도 그러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연탄-구멍탄, 주차장-차마당, 쌀밥-이밥 등 수많은 말의 차이가 나타났다. 남한에 사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방언이 다른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말의 뿌리는 같다. 남한이건 북한이건 경상도이든 전라도이든 말이다. 이러한 말의 뿌리를 찾아보면 신기함을 넘어서 조상들의 슬기와 얼을 느낄 수 있다. 외래어가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오고 심지어 알 수 없는 신조어까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우리의 근본이 사라지는 것이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은 고조선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용되고 있는 433개의 우리말 단어들을 분석하고 그 말의 쓰임과 탄생의 비밀을 밝혀준다. 구성은 말의 생성 시기, 유래, 잘못 쓴 예까지 언급하며 부록을 통해서는 한자에서 태어난 우리말과 불교에서 들어온 우리말 등을 알려주고 있다.
국어라는 말은 역사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고대 중국의 노나라 사람 좌구명이 쓴 역사책 이름이었다. 서기 386년 선비족 탁발규가 나라를 세운 뒤 한족과의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비족이 쓰는 말을 표준어로 세웠다. 그리고 선비족의 말을 ‘국어’라고 칭했다.
서커스라는 말은 원형 울타리라는 말을 뜻하며, 1782년 영국에서 ‘로열 서커스’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원형공연장에서 말타기 곡예를 하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1925년에 ‘동춘 서커스단’이 창단되므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호빵이라는 말은 1971년 삼립식품에서 만든 말이다. ‘호호 분다.’라는 말의 의미이며, 1969년 말 당시에 일본의 찐빵을 보고 탄생한 말이라 할 수 있다.
콩나물이라는 말은 1236년 고려 시대의 문헌에 ‘대두황’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조선 시대에는 ‘두아채’라고 불렸으며 동위 보감에는 콩나물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이 있다. 콩나물이 그렇게 오래된 말이었나? ‘두아채’가 조선 시대 콩나물을 가리킨다니 신기하였다.
이처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은 그 어원이나 유례가 있다.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의 정확한 쓰임새를 이해하게 된다. 또한, 당시 특정한 말을 사용한 타당한 이유마저도 이해가 될 수 있고 오늘날의 변천사까지 훤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난 이 책을 심심할 때 자주 보곤 한다. 보면 볼수록 재미있고 ‘아, 이게 그런 거였어?’하고 머릿속에서 꺼진 불이 번쩍하고 켜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대 선조들은 나 같은 사람을 보고 뭐라고 부를까? 호빵맨? 뚱땡이, 땅딸이? 아니면 뚱보?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