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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 -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한다
최원석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한다.”이 말을 모티브로 책은 일본의 초격차 기업 화낙, 키엔스, 유니클로, 소프트뱅크, 도요타를 소개한다. 초격차 기업이란 작가가 소개한 것처럼 동종업계가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격차를 벌려 가치를 만드는 기업을 말한다. 화낙은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회사로 2018년 영업이율이 30.40% 이르며 일본 자체에서 100% 제조 생산을 하고 있다. 키엔스는 계측 기계 전문 회사로서 역시 2018년 영업이율 50%를 달성했다. 유니클로는 의류제조업체로 유통단가를 혁신적으로 파괴한 기업이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재일교포 3세 손정희 회장의 회사로서 휴대폰 통신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일본 내에 마이크로 소프트라고 보면 된다. 도요타는 자동차 제조회사로서 세계 1위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내가 책을 읽고서 느낀 위 회사들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눈앞의 보이는 이익을 좇는 게 아니라 멀리 보는 해안이 있다는 것이다. 화낙의 경우 로봇 자동화를 통해 생산인력을 줄이고 획일화된 제조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 반면에 위험은 줄이는 산업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화낙의 사원이 줄었느냐?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로봇개발 연구에 수천 명을 채용하고 그들에게 고가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유니클로는 획기적인 유통마진을 줄이므로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도 품질 좋은 의류를 제공하였다. 소매점 중심의 제품 기획 디자인, 생산, 물류, 판매까지 수직적 통합구조를 갖춤으로써 불필요한 유통에 의한 가격 단가를 낮추므로 소비자가 질 좋은 의류를 값싸게 살 수 있게 하였다. 전 세계 3위, 일본과 한국에서 업계 1위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 도요타는 2009년 사상 초유의 1000만대 리콜 사태를 맞이한다. 따지고 보면 값싼 원자재를 들여다가 부품을 제조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식의 잘못된 구조적 경영이 나은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차가 바로 도요타 자동차이다. 안정성, 품질, 가격 모두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도요타 자동차가 싼 것도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소비자들은 도요타 매장을 찾는다.
솔직히 책을 읽고 암울했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이다. 저들은 당장 보이는 이익이 아닌 미래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왜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쫓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일본 도요타는 내연 설비식 자동차를 줄이고 전기자동차, 무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에 인력과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현대자동차만 보더라도 그렇게 하고 있는가? 오히려 제네시스와 같은 고급 승용차를 아무리 포장해도 세계인들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작년에 미국에서 현대자동차 판매량이 수 천대에 불과했다는 것은 믿기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그들은 전동설비나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기보다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데 수조 원을 투자하는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더 불안한 것은 현대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산업 경제 전체에 드리운 암울한 그림자는 더 짙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있다. 일본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기업인들이 한국의 산업에 대해 말하기를 정치와 경제가 수평관계가 아니라 수직 관계이기에 새로운 투자가 어렵다고들 이야기한다. 오래된 관행이었을지 몰라도 정치가 경제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자율시장 경제에 기업이 과감한 투자와 혁신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법 제도를 통해 안전망을 제시하는 게 전부여야 한다. 정치가 경제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베는 이러한 점을 영리하게 이용하였다. 결국,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가 재집권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일본인을 정치적 의미에서 매우 싫어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당연한 것을 멈추지 말고 제대로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