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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평점 :
옛부터 독서는 많이 권장됐습니다. 물론 장르에 따라서 권장여부는 다르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끊임없이 강조되는 것은 독서 같습니다. 인쇄 기술이 발달하면서 종이책으로는 물론이고, 요즘에는 인터넷 기술과 전자기기의 발달로 전자책으로도 독서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독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독서를 권장하는 사회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음에도 시간이 없어서 혹은 독서법을 몰라서 또는 독서의 이유가 없어서 못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는 법을 이야기하는 도서가 많이 출간되고, 독자들이 자주 찾는 이유가요.
저자 정민의 <오직 도서뿐>도 그런 책입니다. 다만 다른 책과의 차별점은 존재합니다. 바로 조선시대 지식인 9명이 논한 '독서 이야기'를 옮겨왔습니다. 그것에 저자의 의견을 덧붙였고요. 그 9명의 지식인은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입니다. 저마다의 독서 이유, 독서법을 옮겼습니다. 이 내용은 조선시대 독서 이야기입니다. 독서가 곧 과거를 응시하기 위한 공부 방법이었던 지식인들의 독서법입니다. 그런 연유로 시험을 위한 공부와 취미를 위한 독서로 나뉜 요즘과는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을 저자가 덧붙인 의견이 어긋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덕무 편의 '책에 대해 해서는 안 될 행동'의 내용(301p-302p)이 그 예입니다. 오른쪽이 이덕무의 이야기이며, 왼쪽이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오른쪽은 심하다 싶을 정도이지만, 왼쪽은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것은 저자가 요즘에 맞게 지식인의 이야기를 다시 설명해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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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이야기를 끄집어 낸 이유 역시 <오직 도서뿐>에 적혀 있습니다. 독서할 때 항상 염두해야 하는 사실이지만 잊고 읽을 때가 많았더군요. 그것은 홍석주 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 편을 읽으면 바로 아실 것입니다. 제가 위의 내용을 굳이 언급한 사실을요.
저자는 직접 조선시대 지식인의 '독서 이야기'를 접하며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고 서문에 밝혔습니다. 소리 내서 읽는 낭독의 위력, 정독의 한 방편으로 권장되는 다독의 효과, 의심과 의문을 통해 확장되는 생산적 독서 훈련 등이 그것라고요. 저도 어렴풋하게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읽고 성찰하고 실천하는 독서'입니다. <오직 독서뿐>의 아홉 분은 각각의 방식으로 독서하면서 자기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독서한 뒤, 사실이 나오면 자기자신은 과연 그 사실대로 행동하는지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행동할 것을, 그렇지 않다면 반성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그 과정 전체가 독서라고 합니다. 이 공통점을 끌어낸 뒤, 문득 돌이켜보니 언제나 다짐까지는 하지만 실천하지는 못했네요. 그래도 독서법 중 하나를 이 리뷰를 쓰면서 실천했다는 것에 위로해봅니다.
<오직 독서뿐> 이전에도 독서법과 관련한 책을 읽었습니다. 바쁜 시대에 빠른 시간에 책을 읽는 방법을 설명한 도서, 한 권이어도 천천히 의미를 짚어가며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도서,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야 좋다고 하는 도서 등 그 방법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도서가 <오직 독서뿐>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독서법과 과거를 살았던 지식인들의 독서법이 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싶으나 그 방법에 서투른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러 독서법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골라내서, 양서를 알맞게 독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문서인 이 도서를.
* http://sady_46.blog.me/140192114697 에 올린 글과 동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