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150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로맨스


이것이 이 책에 대한 이미지였다.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무척 유명한 소설이었으므로 이 소설을 다루는 글을 읽고는 했는데, 주로 로맨스 부분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평소에 읽던 로맨스 소설 같은 느낌이어서 읽지는 않았는데 한 편의 드라마가 일고 싶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일본 드라마 <백야행>에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사이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여자 주인공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는 모습을 보고 남자 주인공도 읽는 책이다. 유년시절의 추억 때문인지 두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가지고 있다. 드라마가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틈틈이 보이는 책인데다 두 주인공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등장인물 스칼렛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래서 한 번 읽어야지 했다가 그 엄청난 두께에 뒤로 미루고는 했는데, 드디어 이번에 읽었다.


책을 읽은 이유가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책의 어떤 내용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였을지 궁금해서라는 점이 다른 책들을 읽은 이유와는 조금 다르다. 그 때문인지 드라마의 인물들이 스칼렛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떠올랐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어렸을 때, 여자는 ‘강하고 다부지고 의지할 수 있어서 존경한다.’고 했고, 남자는 ‘사람을 죽이고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들이 스칼렛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는데 직접 읽으니 대략적으로만 이해됐다.


소설 속에서 스칼렛은 자신과 자신의 친구, 가족, 재산 따위를 지키려고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때로는 살아남기 위하여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기도 한다. 그런 행동을 후회하고 번민하기도 하지만, 살아남기 위하여 어쩔 수 없었다는 일종의 변명으로 넘어간다. 한편, 드라마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위하여 살인을 저질렀고, 여자 주인공이 자기 탓에 죄를 저지른 남자 주인공을 지키려고 자신이 죄를 뒤집어쓴다. 상황이 이러하니, 남자 주인공은 책에서 스칼렛이 살인 같은 죄를 저지르고 나중에 후회하거나 뉘우치고 용서를 받고 싶어 하는 모습을 찾아냈고, 여자 주인공은 스칼렛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고 어쩔 수 없이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는 부분에 주목했을 듯하다.


등장인물들이 똑같은 사건을 겪었는데도 자신의 처지에 따라서 같은 책의 같은 인물에 관한 감상이 달랐다. 그 감상은 미약하게나마 등장인물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본다. 책은 독자가 내용을 읽고 자신을 어떻게 비추어 보고 내용을 어떻게 파악하는지에 따라서 완성되는 형태가 다르다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독서였다.


*일본 드라마 <백야행>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백야행>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입니다.

원작을 읽지 않았으므로 원작 속에서도 드라마처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중/하 세 권을 전부 읽고 작성한 글이며, 개인 블로그에 올린 내용과 동일함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