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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가스라이팅이 아니다 - 우리는 왜 사랑하는 사람을 가해자로 낙인찍게 되었나
이저벨 몰리 지음, 문가람 옮김 / 글항아리 / 2026년 3월
평점 :
현대 사회는 심리학 용어가 일상에서도 흔히 쓰입니다. 심리학 용어를 다루는 책이 많습니다.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도 자가 테스트 형식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심리 상담을 받는 사람도 많습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이 심리학 용어를 우리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심리학 용어의 목적은 원래 개인의 일상 기능을 저해하는 감정과 행동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있다고 합니다.(31쪽) 여기에서 일상이란 무엇일까요? 크게 구분하면 경제활동을 하고, 관계를 맺고, 심신을 관리하는 것이겠지요. 특히, 관계 형성은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주는 핵심입니다.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면 경제활동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업무 성과도 낮고, 평판도 낮습니다. 이 상황은 고민거리가 되어 건강한 심신을 갖추는 데 방해가 됩니다. 어긋난 관계가 일상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매우 훌륭한 조언자입니다. 저자는 경력 초기부터 커플 치료를 전문으로 커플 치료 방법론을 배웁니다. 현재는 보스턴에서 커플 치료를 위한 집중 상담을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깊이 연구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지금까지 상담한 수많은 사례를 토대로 한 내용이므로 현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제시한 기준을 참고사항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자는 DSM(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같은 DSM을 기준으로 진료를 하는데도 같은 내담자에 대한 진료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DSM은 심리적 문제에 진단명을 붙일 뿐 문제의 원인, 도움이 되는 치료, 회복 가능성을 알려주지 않습니다.(48-49쪽) 즉, 저자가 말하는 기준도 DSM처럼 불완전한 기준입니다.
다만, 불완전한 기준도 가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 때, 진단명을 받고 약을 먹고 행동지침을 실천합니다. 조금씩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그런데 만약 진단명이 사람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오간다면 어떨까요? 진단명의 무게가 낮아집니다. 병명으로서의 의미가 약해집니다. 실제로 진단명을 받고 회복하려는 사람의 노력이 비웃음거리가 됩니다.
<그건 가스라이팅이 아니다>는 비웃음거리가 된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서로 상대에게 심리적 문제 있다고 주장하는 관계. 서로의 지적이 잘못됐을지도 모르는 관계. 그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남용할 수 있는 심리학 용어를 골라서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4장부터 12장까지 병리적 현상의 정의와 증상, 병리적 현상인 경우, 병리적 현상이 아닌 경우, 병리적 현상일 경우의 대응 방식을 설명합니다. 필요할 때마다 해당 파트를 읽으면 되기 때문에 실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