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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시티 ㅣ 소설Q
손보미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평점 :
그녀는 경찰입니다. 휴직 중입니다. 밤에 구도심을 걷습니다. 구도심을 걷다가 사건에 휘말립니다. 한 남성이 해머드릴을 들고 한 여성에게 뛰어듭니다. 나는 그 사이에 끼어듭니다. 크게 다칩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접하기 시작합니다.
그 정보들 속에서 해머드릴을 들고 있던 남성은 통칭 ‘화남’입니다. 수많은 추측, 기사에서 그녀가 휴직 중인 경찰이라는 사실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연약한 피해자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녀를 경찰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금세 사라집니다. 왜 그녀는 휴직 중인 경찰로 다루어지지 않는가.
그녀가 연약한 피해자여야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사건은 그들에게 기회가 됩니다. 임윤성은 그녀에게 접촉하여 공청회에서 거짓 증언을 하라고 말합니다.(127쪽) 최진유는 그녀를 여성으로 대하는 경찰 측의 태도를 비난하는 성명을 낼 거라고 말합니다.(229쪽) 모두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고 그녀의 사건을 이용하려는 셈입니다.
그녀는 사건 당사자입니다. 사건의 진실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악한 욕망이 조작하는 여론, 여론에 물들어가는 과정을 봅니다. 그녀는 사건의 진실이 감춰지는 것보다 여론을 조작하는 과정을 더 위험하게 생각합니다. 옳은 일을 위해 옳은 일을 행하는 사람(232쪽)이 부각하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이라는 뜻이니까요.
현대 사회의 여론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140쪽) 사람들의 각축전입니다. 그 전장에 보이는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요? 막대한 권력과 자금으로 여론 형성을 도와 줄 끈을 쥔 인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기득권이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입니다.
일반인은 이 구조를 어렴풋하게 느낍니다. 생업이 바쁘니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조사하기 어렵습니다. 주로 언론의 타이틀을 보고 사안을 파악합니다. 즉, 언론이 일반인을 대신하여 사건과 사고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퍼뜨리는 역할을 맡는 셈입니다. 만약 언론이 어떤 권력에 휘둘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반인은 이 흐름에 휩쓸립니다. 권력을 위한 여론이 형성됩니다.
다행스럽게도 현대 사회는 권력을 위한 여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온라인 세계에는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자신의 가치관, 신념을 토대로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커다란 손해와 결손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켜야 할 것을 마땅하게 지키려는(232쪽) 사람을 발견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