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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라이트에디션 2026) ㅣ 비채 라이트에디션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26년 7월
평점 :
품절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 새롭게 단장해서 출간됐습니다. 2009년도에 첫 번역서가 출간됐습니다. 2018년도에 개정판이 출간됐습니다. 2026년 라이트 에디션으로 출간됐습니다. <고백>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책이기에 꾸준히 겉모습을 바꾸며 출간된다는 뜻이겠지요.
2018년 개정판을 읽은 뒤,에 학교에 남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리구치 유코는 종업식 날 반 학생들에게 한 가지 고백을 합니다. 그리고 교사를 사직한다고 말합니다. 모리구치 유코가 떠난 뒤 학생들의 관계를 다루었습니다.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로 관계를 맺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관계망에서 다루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데라다 요시키입니다.
데라다 요시키는 모리구치 유코의 후임입니다. 처음 담임을 맡은 만큼 의욕을 보입니다. 학생들과 허물없는 사이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반에서 발생한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등교 거부 중인 나오키를 학교로 다니게 하려고 애씁니다.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의욕은 있지만 나아갈 방향을 잡기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우리가 데라다 요시키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조언을 구했을 겁니다. 누구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같은 상황을 겪어봤을 법한 사람. 보통 같은 학교의 선배 교사에게 묻겠지요. 하지만 데라다 요시키는 은사님의 부인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은사님의 장례식에서 우연히 만난 모리구치 요코에게.
데라다 요시키는 모리쿠치 요코의 조언을 신뢰합니다. 자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 은사의 부인이니까요. 특히 남편이라면 이렇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식의 조언을 그대로 실행에 옮깁니다. 데라다 요시키는 은사처럼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데라다 요시키의 행동은 ‘누구처럼 되고 싶다’의 양면성을 보여줍니다.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은 방향을 설정해 줍니다. 처음에는 나아갈 방법을 모르니 대상이 했던 언행을 따라합니다. 이 방법이 초반에는 유용할지도 모릅니다. 아무 것도 모를 때는 기초를 다져야하니까요. 기초는 여러 사람에게 공통으로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기초 소양을 갖춘 데라다 요시키가 바라본 교실은 어떨까요? 만약 데라다 요시키가 반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면 어떨까요? 동료 선생님과 반장, 부반장에게 물어가며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사건에 대해 알겠지요. 사건이 부른 파장도 파악하겠지요. 아무리 은사의 부인이라도, 모리구치 요코의 조언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았겠지요. 은사와 데라다 요시키는 다른 교실을 이끌어야 합니다. 교실을 둘러싼 환경이 다르고, 학생들의 환경과 성격도 각각 다릅니다. 담임 선생님의 기초 소양은 똑같을지언정 다르게 응용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누구처럼 되고 싶다.’ 이 마음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과정까지 그대로 밟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와 나는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다릅니다. 누구와 나는 성격이 다릅니다. 당연히 비슷한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왜 자신은 누구처럼 할 수 없는지 좌절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길은 누구가 만든 길입니다. 자신의 길은 자신의 자원과 방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매순간 데라다 요시키가 됩니다. 세상에는 선택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선택에 따라 길도 바뀝니다. 누구는 한 가지를 고를 용기를 주는 사람이지, 우리의 길을 트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반의 분위기부터 살펴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