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전병근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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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으로>2019년도에 1쇄가 출간되고 2024년에 14쇄로 출간된 작품입니다. 그만큼 독서에 힘을 써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2019년도에는 전자책 서비스가 큰 시장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2026년 읽을거리는 다양한 형태를 띱니다. 크게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으로 나뉩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은 주로 디지털 기기로 책을 구매하고 디지털로 책을 읽거나 듣습니다. 일상이 바쁠 때 시간 틈틈이 읽을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참 편리합니다.

 

그러나 그 편리함 뒤에 숨은 복병이 하나 있습니다. 깊이 읽는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깊은 독서란 우리의 배경 지식, 유추, 연역, 귀납, 추론으로 합성하여 저자의 숨은 가정과 해석, 결론을 평가하는 것을 말합니다.(104) 국어 시간을 떠올려 보세요. 글 한 편을 참 다양하게 분석합니다. 시대적 배경, 작가의 삶, 문장 표현의 특징, 등장인물의 성격과 언행... 이외에도 다른 각도가 존재합니다. 책 한 권을 읽으면서 그 각도들을 모두 종합하여 책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이것이 깊은 독서라는 뜻입니다.

 

어크로스 출판사 홈페이지에 번역된 저자의 인터뷰를 보면 우리의 삶은 디지털 텍스트에 기반을 두고 있고, 역행할 이유는 없다고 밝힙니다. 깊은 독서를 할 수 있다면 매개체의 종류는 상관없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자는 인쇄물 읽기에서 배운 유추와 추론의 기술을 온라인 콘텐츠에도 적용하게 해줄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합니다.(264) 우리는 시시각각 정보가 바뀌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방금 접한 정보가 사실인지, 올바른지 판단할 근거를 찾는 과정을 쉽게 포기합니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참조할 내용도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기 있게 정보를 취합하고 근거를 찾아내어 자신만의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인지적 끈기가 강한 사람입니다. , 인지적 끈기란 자신만의 해답을 내리는 과정을 뜻합니다.

 

그런데 인지적 끈기를 이어나갈 여지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디지털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온라인 검색 결과 값이 광고성 글인지 논리와 근거를 갖춘 글인지 진짜 후기인지 판단해야 했습니다. 인지적 끈기를 이어나갈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인공지능이 등장합니다. 인공지능 모든 온라인에 올라온 글들을 분석해서 순식간에 요약본을 제공합니다. 인지적 끈기를 키우는 과정을 인공지능이 처리해 버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지적 끈기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기존의 글을 도덕적, 사회적, 법적 선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학습합니다. 편견과 선입견이 담긴 글도 학습 자료가 됩니다. 그런 인공지능의 결과물이 선을 지키고 있는지, 논리 과정이 올바른지, 신뢰할 만한 지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최소한 자신이 알아본 분야와 관련된 지식을 일정 수준을 지녀야 합니다. 지식을 일정 수준까지 쌓으려면 글을 읽어야 합니다. 여러 글을 깊이 읽고 종합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물론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글을 읽을수록 탄력이 붙습니다. 과거에 읽었던 책 내용도 떠오릅니다. 그 내용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지만,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메모하는 습관까지 곁들인다면 더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겠지요. 글과 글이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깊이 읽기가 이루어집니다. 인공지능의 결과와 결과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때,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높아지겠지요. 저자는 그 훈련을 독서를 통해서 할 수 있다고 말한 셈입니다.

 

저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도 깊이 읽으면 인지적 끈기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책 리더는 기본적으로 밑줄 긋기, 메모 작성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 기능을 잘 활용하면 자신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고,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로 어떻게 기록을 남기면 좋을지 알 수 없다면 <디지털 제텔카스텐(데이비드 카다비/데이원)>을 먼저 읽는 걸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디지털 독서로 기른 인지적 끈기를 인공지능 활용에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인지적 끈기를 불편으로 취급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속도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선이 고려되지 않은 시간 축약은 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을 지키는 디지털 세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인지적 끈기도 디지털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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