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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시호도 문구점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4년 10월
평점 :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온갖 디지털 기기는 빠른 속도로 문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교과 과정에서도 디지털 기기를 도입하는 방식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문구와 디지털 기기를 섞어서 사용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식을 골라서 쓰고 있습니다. <긴자 시호도 문구점>은 그 중에서 아날로그 방식을 고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할머니로부터 받은 만년필로 편지를 쓰는 신입 사원, 동아리의 연습 일지를 캠퍼스 노트에 기록하는 주장과 부주장, 첫 직장이 정해졌을 때 마담에게서 시스템 다이어리를 선물 받았던 호스티스, 부인에게 100번 째 그림엽서를 적어 주려는 남편, 메모 패드를 활용해서 요리 기술을 익히는 방법을 알려준 이에게 개점 소식을 편지로 보내려는 요리사. 이들은 왜 아날로그 방식을 선택했을까요?
서로의 상황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자로 쓴 글씨라면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썼다는 뜻이 됩니다. 휘갈겨 쓴 글씨라면 글씨를 쓸 때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종이에 꾹꾹 눌러쓴 흔적이 있다면 감정을 정제해서 쓰려고 노력했다는 뜻입니다. 잘 어울리는 종이와 펜은 상황과 받는 이를 생각하며 고른 결과물입니다. 등장인물들은 문구를 주었던, 사용했던, 받았던 경험을 따듯하게 보관합니다. 그 경험의 밑바탕에는 긴자 시호도 문구점 주인 다카라다 겐의 배려가 깔려 있습니다.
다카라다 겐은 등장인물들이 문구를 사려는 이유를 듣고 그와 어울리는 문구를 추천합니다. 등장인물들이 마음 편하게 문구를 사용할 시간과 장소도 제공합니다. 등장인물들에게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담아 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가이드 역할도 해 줍니다. 문구를 주는 이와 받는 이의 마음뿐만 아니라 문구점을 운영하는 이의 마음도 따듯하게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긴자 시호도 문구점>은 일본에서 문고본이 6권까지 나온 책입니다. 그만큼 문구로 이어지는 인물들의 일상이 깊은 감동을 주는 셈입니다. 한국에는 2권까지 출간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시리즈를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