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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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표지를 읽고 판타지 설정이 마음에 들어서 읽은 책입니다.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카페, 그 카페에서 일하는 고양이들. 이 설정을 접하면 누구라도 편안한 분위기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마음 배달 시스템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양이들은 의뢰인의 마음을 자신의 꼬리에 담습니다. 그 마음을 의뢰인의 주변 인물에게 넣습니다. 주변 인물은 그 마음을 의뢰인이 지정한 사람에게 전합니다. 마음을 배달 받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자신이 놓친 무엇을 깨닫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따스해지는 결말에 다다릅니다.

 

여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업무를 척척 수행합니다. 그러다 어려운 의뢰를 맡습니다. 과거 알고 지냈던 사람이 의뢰인의 빛나는 순간만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뢰입니다. 문제라면 의뢰인과 대상자는 각자 자신의 삶을 무난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겉으로 봤을 때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의뢰인이 왜 그렇게 의뢰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고양이는 의뢰인과 대상자의 주위에 머물며 관찰합니다. 그리고 대상자가 의뢰인에 대해 기억하는 한 마디를 꼬리에 담아 의뢰인에게 전달합니다. 이 과정이 꽤 험난해서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의뢰를 성공했으니 다행이지요.

 

고양이가 의뢰를 해결하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고양이는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의뢰인을 관찰합니다. 의뢰인에게 필요한 한 마디를 찾아야 한다고 선택합니다. 대상자에게 향합니다. 대상자의 말 속에서 의뢰인에게 필요한 한 마디를 찾습니다. 대상자의 입에서 나온 수많은 말 중 하나를 의뢰인에게 전달할 한 마디를 선택합니다. 의뢰인의 주위에서 한 마디를 전달할 매개체를 선택합니다. 그 한 마디는 의뢰인에게 닿습니다. 의뢰인은 지나치기만 했던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렇게 의뢰인은 묻어둔 마음을 발견합니다. 고양이가 선택을 망설였다면 의뢰를 성공하기 어려웠겠지요.

 

고양이는 선택지를 믿는 것이 아닙니다. 그 선택지를 고른 자신을 믿고 나아갑니다. 상황이 바뀌면 또 선택합니다. 간식을 고를 때처럼 자신의 마음에 충실하게.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그렇게 하겠지요. 그러다 문득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마음에 충실하게 고른 선택지가 많을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고른 선택지가 많은지 생각해 봅니다. 어느 쪽이든 스스로 결정했으니 최선을 다하겠지요. 다만 어쩔 수 없이 고른 선택지에 열중하다면 잊은 줄 알았던 선택지가 깨어날 때가 있습니다.

 

, 이제 여러분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마음에 충실한 선택지에 손을 뻗으시겠습니까? 저는 손을 뻗겠습니다. 물론 과거의 제가 마음과 반대로 선택해야 했던 이유가 있겠지요. 어쩌면 나중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계획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없습니다. 이유가 이유를 낳습니다. 그렇게 다시 도전할 타이밍을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충실한 선택지가 깨어났다는 것은 다시 시도해 볼 상황에 놓였다는 뜻도 됩니다.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먼저 지금 제가 실천할 수 있는 행동부터 시도하겠습니다. 마음을 따라가는 속도가 꼭 빠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천천히 단계를 밟다 보면 마음이 원한 무엇과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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