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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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작품은 서점대상 후보에 자주 오릅니다. 일본에서 실시되는 서점대상은 전국의 서점 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작품을 고르는 상입니다. 일반인과 가장 가까운 입장인 사람들이 뽑는 상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일상생활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책이 많습니다. 매년 서점대상 후보로 거론된다는 뜻은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이 일상생활에 깨달음을 준다는 뜻이겠지요. 특히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일상생활의 고민을 극복하는 전개방식이 꽤 훌륭합니다.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에서는 놀이터에 있는 하마 조형물을 매개체로 삼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여기 하마의 입을 만지면서 기도하는 어머니 사와가 있습니다. 사와의 소원은 학부모 모임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해지는 것입니다. 사와는 딸을 두고 있습니다. 학부모 모임 참여를 어머니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참여합니다. 거기까지라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사와는 다른 학부모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질까봐 걱정합니다. 사와는 학부모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키누가와 씨에 대한 좋지 않은 평도 그저 묵묵히 듣기만 합니다. 사와는 딸이 학부모 모임에서 평이 좋지 않은 아이와 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의무감에 참여해서인지 친밀하게 교류하는 이가 없습니다. 그저 원만하게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랍니다.

 

그런데 사건이 벌어집니다. 사와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언급을 별 거 아니라고 얼버무립니다. 그것을 계기로 학부모들과 서먹해집니다. 자신이 늘 걱정했던 일이 발생한 셈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서 하마의 입을 만지며 소원을 빈 것입니다. 모임에서 고립되면서 사와는 새삼 키누가와가 부러워집니다. 다른 학부모들이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을 한다는 사실을 알 텐데도, 자신의 사정에 맞추어 행동하니까요. 누군가가 부럽다는 것은 자신도 그 상대처럼 되고 싶다는 뜻입니다. , 사와의 마음에도 모임에 참여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시간을 활용하고 싶다고 바란다는 뜻입니다. 이런 마음이 갑자기 생겨날 리는 없습니다. 사와는 키누가와에 대한 험담을 듣기만 합니다. 평소 주위의 평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연한 키누가와의 태도를 관찰하며 부러워하는 마음을 품습니다. 그 마음이 사건을 계기로 커진 셈이지요.

 

사와는 용기를 내어 키누가와와 교류를 시작합니다. 교류를 통해서 사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습니다. 또한 마음 속 깊이 묻어뒀던 자신의 인생 지도도 찾게 됩니다. 지금까지 해야 할 일로만 가득했던 일상에 하고 싶은 일도 더하는 방법을 발견합니다.

 

한편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학부모 모임에서 고립되었기 때문에 혼자서 지내기 싫어서 키누가와와 교류를 시작한 거 아니냐고요. 그렇다면 사와는 이기적이지 않느냐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요, 카누가와는 몰랐을까요? 자신에게 닿는 사와의 시선을. 평소 자신을 바라보던 사와의 시선을 알고 있었기에 사와가 말을 걸었을 때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사와의 고립은 계기입니다. 이기적 태도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우리는 자신이 부러워하는 사람에게 선뜻 다가서기 어려워합니다. 상대의 영역에 함부로 침범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먼발치서 관찰은 할 수 있습니다. 본받고 싶은 점을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상대와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잡는 것. 교류를 통해서 깨달은 점은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는 것. 이 두 가지 사항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합니다. 저는 이 사항을 어떻게 생활에 적용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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