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포그 - 내 삶의 몰입과 집중을 되찾는 10가지 방법
질 P. 웨버 지음, 진정성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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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도 누려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잦은 이상기온, 널뛰는 금융시장, 최신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부담감 같은 세상이 던지는 끝없는 스트레스 요인과 가족의 질병, 이혼, 결별, 실직 같은 개인적인 스트레스 요인(11-12)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렇게 쌓이는 스트레스를 줄어들게 하는 방법을 우리는 알고 있을까요? 어렴풋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잠시 쉬는 시간을 지녀야 한다고 짐작할 따름입니다. 이런 짐작에 구체성을 더하는 책이 <브레인 포그>입니다.

 

1장에서는 브레인 포그 상태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자신이 브레인 포그 상태인지 아닌지 측정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2장부터 9장까지는 브레인 포그 상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마지막 10장에서는 앞서 설명한 방법들을 직접 실천하라고 강조합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브레인 포그 상태를 아래와 같이 정의합니다.

브레인 포그란?

제대로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일 처리에만 집착하다 보면 지금의 삶과 자신의 모습에 만족할 수 없다. 계속 일에 파묻혀 있으면 뇌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스스로 정신적 거리두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일을 처리하면서도 지금 하는 행동에 실질적으로 마음을 쏟지 못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모습은 습성처럼 굳어져(중략)일상을 사는 일을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진정한 의미나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무뎌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무감각한 상태를 브레인 포그라고 한다. 19-20


요약하자면 브레인 포그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생각하는 과정이 귀찮아진 단계입니다. 사람들은 주58~9시간 직장에서 일을 하며 보냅니다. 주말에는 집에서 쉬고 싶지만 집안에서도 생활을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밀린 일을 마친 뒤, 시계를 보면 어느새 잠을 자야 하는 시간입니다. 내일도 일을 해야 하니까요.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패턴입니다.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이미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패턴을 유지합니다. 그 패턴이 자신이 생각해 왔던 흐름인지, 자신이 지금 바꾼 흐름인지 알지 못하는 채. 솔직한 자신의 모습조차도 보이지 않는 셈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브레이 포그>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내는 방법,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에 초점을 맞춥니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책에서 다루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관계에서 감정을 소모하지 않는 법,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 진정한 자기 돌봄을 하는 방법, 잠시 천천히 생각하기,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방법, 몰입으로 재충전하는 방법



이 방법들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방법은 몰입으로 재충전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일에 몰입을 해야 성공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놀이에도 몰입하라고 합니다. 일뿐만 아니라 놀이에도 집중하라고 합니다. 자유 시간, 휴식 시간을 강조하는 책은 많지만,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은 드뭅니다. 몹시 신선했습니다.

 

놀이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로 어린 시절의 모습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놀이에 집중한 뒤에 회복합니다. 이런 과정을 어른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아이들과 어른은 위치가 다릅니다. 아이들과 달리 어른들은 사회적개인적 스트레스 요인이 많습니다. 아이들처럼 스트레스를 다 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스트레스 지수를 낮출 수 있다면 적용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놀이에 집중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놀이는 무엇을 뜻할까요? 시간을 억지로 만들어서 잘 할 줄 알아야 하는 행위를 뜻할까요? 아닙니다. 그냥 자투리 시간(예를 들면 이동 시간이나 대기하는 시간 등)에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그 자체가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 듣기, 전자책 읽기, 뉴스 읽기와 같은 행위도 놀이에 속합니다. 노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노는 시간처럼 느껴지지 않을 따름입니다. , 일과 놀이의 비중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하는 바람에 에너지를 잃습니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놀이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쉬운 놀이만 찾는지도 모릅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손쉬운 놀이를 찾아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긴 시간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놀이(예를 들면 독서, 글쓰기, 예술 작품 관람 등)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집중해서 놀고 스트레스를 치수를 낮춘 다음 일에 집중하는 패턴이 유지되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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