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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트 ㅣ 영매탐정 조즈카 2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4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시리즈입니다. 시리즈 1권 <영매탐정 조즈카>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진짜 재미를 위해 읽었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반전에 놀랐고, 선악의 구분이 명확해 보이지 않은 캐릭터에게 끌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진짜 재미를 위해 소비했고, 다음 시리즈의 번역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다른 등장인물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영매탐정 조즈카>를 읽을 때는 책 속의 이야기인데, 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인버트>를 다 읽은 뒤, 떠오른 등장인물은 조즈카 히쓰이가 아니라 마코토였습니다. 마코토는 늘 조즈카 히쓰이에 대해 추측합니다. 늘 조즈카 히쓰이와의 거리감을 잽니다. 이 관계가 옳은 관계인지 옳지 않은 관계인지 의문을 품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 자신이 조즈카 히쓰이의 계획 속의 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습니다. 그러나 비범한 조즈카 히쓰이의 추리력과 사이다 같은 행보에 이것이 그녀만의 정의라면 자신은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언젠가는 히스이의 모든 걸 이해하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좋겠다고(475p) 생각합니다. 조즈카 히쓰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인버트> 후속 작품이 일본에서는 출판됐습니다(아마존 재팬 검색 결과). 저는 아직 읽지 못했으니, 제 바람을 담습니다. 조즈카 히쓰이와 마코토가 미리 사전에 우리가 물리치자고 합의한 공조 관계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냥 재미있다고 넘기지 못하겠습니다.
사람은 키보드가 아닙니다.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작업자가 키보드를 치면 그 명령 값에 따라 옳고 그름의 구분 없이 실행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껏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교육을 받고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하며 여러 경험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억눌려 있던 사람들이 큰 빛을 발하며 탄생했습니다. 모두 한 가지 과업을 두고 모였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원래도 그랬지만) 그 꿈틀거림까지도 자신에 대한 반발로 간주하고 물리적 폭력을 가한다면, 키보드, 프로그램 취급을 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타이핑, 타이핑, 타이핑.
저도 타이핑합니다. 사람은 키보드가 아닙니다.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계속 타이핑하기에 저도 타이핑해서 답장을 보냈고, 아무 것도 오지 않아도 의견을 말할 때는 무시했습니다. 그래놓고 몰리니까 권력 남용. 사람을 자신이 지금껏 쌓아온 구축한 성 안에 가둬 놓고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한다면 맞서거나 침묵하거나. 이건 아니다 싶지만 뭐가 바뀌겠느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침묵을 캐릭터가 깨트렸습니다.
캐릭터와 캐릭터 밑에 집결한 사람들을 보며 ‘어차피 넌 침묵할 거잖아.’라는 말이 울렸습니다. 경종입니다. 그래서 꿈틀거려보려고 합니다. 꿈틀거림을 파동으로 만들어주시고, 그 파동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이 다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저자 및 출판사의 의도와 무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