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한 장을 쓰는 힘 - 글쓰기 근력을 길러줄 최소한의 글쓰기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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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참 어려운 장르입니다. 행간에 숨은 힌트를 알아채고 생각해야 합니다. 아마 이 책은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을까. 이런 추측을 하면서 결말까지 읽습니다. 그 힌트와 결말이 딱 맞았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힌트라고 여겼던 것이 그저 지나가는 장치일 때도 있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요소가 키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리뷰라는 글은 태어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개인의 삶속에서 소설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일 테니까요.

 

그런데 문학도 장르를 구분합니다. 크게 순수 문학, 장르 문학으로 나뉩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이렇게 구분하는지 예나 지금이나 어렵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문학은 순수 문학만을 포함하며, 장르 문학은 오락 소설이라고 구분하기도 합니다. 후자의 구분에 따르면 저는 문학을 거의 접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추리 소설, 미스터리 소설, 게임 소설,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 같은 소설을 많이 읽었으니까요. 앞에 말한 장르는 모두 오락 소설에 포함되겠지요.

 

문학 소설을 기피하는 이유는 책을 읽기도 전에 어렵다라고 느껴서입니다. 국어 시간에 배웠던 시대적 배경, 작가의 삶, 주제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야만 할 것 같아요. 시험에 나오는 유형은 싫다는 이유로, 복잡한 생각하기 싫다는 이유로 기피했지요. 그래도 최근에는 문학을 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는 작가들이 데뷔를 하면서 공감하기 쉬운 캐릭터가 많아진 게 한 몫을 합니다.

 

그러나 공감되는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소설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요. 감상문을 쓰면서 늘 불안합니다. 저자가 전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이 맥락의 설명이 이게 맞는지 등등 불안 요소가 많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감상문을 써서 올립니다. 에라, 모르겠다. 이런 심정으로요.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이렇게밖에 이해할 수 없다는 살짝 포기도 섞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감상문이랍시고 올려도 좋은지 늘 의문입니다. 그래도 <A4 한 장을 쓰는 힘>을 통해 위안을 얻습니다.

 

나에게 보이는 만큼만, 내가 이끌어나갈 수준으로만 책을 소개해도 충분한 요약이 된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고 내가 이해한 내용만큼은 분명하게 설명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153

 

더 깊은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끙끙 앓기보다 자신이 이해한 만큼 앞으로 나아가고, 나아가며 다시 한 번 새로움을 체득합니다. 그렇게 확장되는 과정이 글쓰기의 세계라고 말합니다. 독서 기록을 쓸 때 왜냐하면’, ‘다시 말해’, ‘예를 들어거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고 합니다. (81) 근거, 예시를 확보하며 주장을 재확인하기 때문에 뼈대가 튼튼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독서 기록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탄탄한 사고방식을 지니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인생에서 겪는 선택의 순간도 무던히 넘길 힘을 갖출 수 있습니다. 설령 실패로 끝나더라도 자신의 논리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보다 빨리 파악하고, 보완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탄탄한 사고방식이 뒷받침되어야 인생의 뼈대를 견고히 구성할 수 있습니다. 사고방식을 탄탄히 쌓으려면 지식, 지혜, 경험의 습득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직접적·간접적 요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중의 하나로 독서와 독서 기록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장르가 무엇이든 노트와 펜을 들어보는 시간 보내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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