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만의 무기 - 무한한 꿈을 실현하는 내면의 에너지
마이크 벡틀 지음, 정성재 옮김 / 유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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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는 어떤 장르일까요? 과거에는 경제·경영서, 에세이 장르에서 저자는 이렇게 했다는 경험을 드러내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기계발이라는 장르가 생겼고, 성공·능력 같은 키워드를 다루는 내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르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더 나은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자기계발서를 무턱대고 읽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자기계발서에는 더 나은 삶과 성공을 위해 수줍고 부끄럽고 조용한 성격 즉, 요즘 말하는 내향적 성격을 외향적 성격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타고난 성격도 노력을 해서 바꿀 수 있다고 했지요. 오프라인 모임에 가입해서 사람과 자주 만나고,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트렌드를 습득하는 것 같은 실천 사항을 거론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한 번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좌절했습니다. 사람들 틈에서 빠르게 피곤해지고, 무리해서 몇 시간을 어울리고 난 뒤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잤지요. 이런 패턴이 이어지면서 주제도 모르고 날뛰었다며 자기계발서를 멀리했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내향성·외향성이라는 용어가 일상에 스며든 시대가 왔습니다. 더불어 내향적 성격도 장점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콰이어트>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는 내향적 성격의 소유자도 외향적 기질을 발휘할 수 있다는 내용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사람을 대할 때 부담을 덜 느꼈으며, 다른 때보다 오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한계치가 있었습니다. 그 지점을 넘어서면 아무리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것이어도 손에서 놓았습니다. 그 이유를 여태껏 몰랐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내향인만의 무기>가 그 의문을 풀어주었습니다. 외향인과 내향인의 에너지 소비 상황, 에너지 충전 방식, 에너지 총량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내용은 에너지 총량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척하는 게 비생산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향적인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만 따라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들의 에너지까지 모방해야 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했다간 에너지가 모조리 고갈되고 말 것이다. 123

 

이 구절을 읽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여태껏 제가 실천한 방법은 에너지가 충분할 때 발휘되는 데, 고갈되는 에너지를 전혀 신경 쓰지 않은 것입니다. 에너지가 없는데 무엇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리가 없겠지요. 그저 책에서 읽은 트렌드를 따르기에 급급했던(비록 이 책의 방법도 트렌드일지도 모르지만) 과거의 제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면서 미래를 위해서 자신이 바뀌어야만 한다고만 믿었던 사회에 서툴렀던 제게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성공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 책을 성공하기 위한 틀에 묶어 놓는 듯해서 아쉽습니다. 성공이 아니라 평온한 자신의 일상을 가꾸기 위한 방법으로도 충분히 소개될 수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외향적인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성격을 어느 한 쪽으로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천성과 환경의 영향에 따라 시소처럼 어느 한 쪽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시소의 균형을 최대한 공평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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