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미야지마 미나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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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백 살까지 살 생각이야

 

띠지에 실린 아카리의 한 마디입니다. 이 문구를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엉뚱한 상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저도 그렇습니다. 이런 생각이 아카리의 괴짜 기질을 확실하게 드러나게 하려는 요소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아카리가 2백 살까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한 대목을 읽은 뒤, 아카리의 말이 그저 엉뚱한 이야기에 머물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생각에 이제까지 2백 살까지 산 사람이 없는 건, 그 때까지 살려고 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백 살까지 살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중 한 사람쯤은 2백 살까지 살지도 모른다. p218-219

 

생각해 보면 엉뚱한 상상을 실현한 생활 요소가 많습니다. 도로 위를 질주하는 자동차 발명, 하늘을 날게 해 주는 비행기 발명, 터치 몇 번으로 세상을 유영하는 스마트폰의 발명……. 따져보면 어디에선가 누군가가 엉뚱한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일상에 스며듭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의학의 발달로 낯설지 않은 시대인 만큼 ‘200세 시대라고 오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을 염려하여 운동을 하고 식단을 조절합니다. 젊을 때보다 더 건강한 라이프를 지내는 셈이지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200세까지 사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아카리의 말에 동의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아카리의 독특한 궁금증과 막무가내 행동이 전개됩니다. 처음에는 진짜 엉뚱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름대로의 결실을 맺어가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됩니다. 가장 크게 미소를 지은 부분은 아카리가 낯선 감정의 정체를 깨달아가는 대목입니다. 평소의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불안해질 정도로 자신이 좋아하고 있었다는 자각. 그 모든 감정이 자신의 오해가 낳은 결과물이었을 때 밀려오는 안도감. 그렇게 낯선 감정을 알아가는 아카리의 청춘. 어쩌면 청춘은 낯선 감정을 하나씩 알아가는 시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청춘의 한 페이지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일본에서는 후속편이 출간된다고 합니다. 아카리가 배우게 될 낯선 감정을 한국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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