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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창작론
미우라 시온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4년 1월
평점 :
글쓰기에 대한 책을 떠올리면 어떤 내용을 짐작하시나요? 제 생각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맞춤법, 올바른 표현, 다양한 어휘를 배울 수 있는 실용적 도서와 글쓰기에 지치고 힘들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경험을 말해주는 도서. 두 종류 중 어떤 책을 읽고 싶어지나요? 저는 전자입니다. 다양한 규칙에 얽매이다 보니 좀처럼 글쓰기를 진행하지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노트북을 닫고 그 글에 대한 생각을 지웁니다. 언젠가 나중에 완성할 때가 오리라는 믿음과 함께.
지은이는 서문에서 자신의 글을 에세이를 읽듯이 읽어달라고 밝힙니다.(10쪽)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진짜 에세이를 읽은 느낌입니다. 왜냐하면 지은이가 자신의 작품을 예로 들며 소설 쓰기에 대해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집필한 책을 예로 드니 자연스럽게 소설을 쓰며 겪었던 고민, 해결 방법이 녹아있습니다. 그 팁들은 소설 쓰기에만 적용되는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온종일 소설 쓰기에만 몰두하기보다 기분 전환을 한 뒤에 써도 좋다는 내용을 제시합니다. 직장에서 각종 서류-보고서, 기획서 같은 서류-를 작성하다 글쓰기가 막힐 때 잠깐 휴게실로 가서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 것에 적용해볼 수 있겠지요.
성실하게 임하는 건 몹시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성실하게 비껴가는 것.남과 다른 발상으로 쓰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입니다. 성실하게 비껴가는 것. 이 말을 일상 단어로 표현하면 아이디어, 창의력이 되지 않을까요? 이미 정해진 규칙대로 성실하게 임하면서 더 나은 길을 발견하기 위해 규칙을 비틀어 생각해 보는 것. 하던 대로 하자는 틀에 갇히지 않을 용기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이렇게 자신의 생활 속에 적용해 볼 조언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놓치지 마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