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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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고하는 생명체입니다. 우리의 사고는 어떤 때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일까요? 아마 사회화가 되기 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때, 마음껏 사고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전부 실현할 수 없다는 걸 배웁니다. 한계선을 긋는 셈이지요. 여기 그 한계를 초월해 본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달이 끌어당긴 아이들입니다.


달에 이끌렸다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온 아이는 말합니다. 꿈만 꾸면 모양을 바꿀 수 있었다고. 아이는 처음에는 좋았지만 주위의 아이들이 죽어갔다고 합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아이들이 진짜로 죽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아이의 말대로라면 아이들은 막에 둘러싸여 자신의 사고를 마음껏 펼칩니다. 자신이 변할 수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공간이 펼쳐집니다. 하나 둘씩 신체적 숨을 잃어가는 친구들을 보며 외로워지기도 합니다. 온갖 규칙을 배우는 시기에 고독한 자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지요.

고독한 자유를 겪으면서 신체의 불필요를 느끼지 않았을까요? 꿈만 꾼다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세계에서 신체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숨을 쉰다는 행위로 정의되는 삶의 연장, 그 이상 그 이하의 어떤 의미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스스로 신체를 떠났을지도 모릅니다.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자신이 찾을 수 없다면, 사고의 자유를 실컷 누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아이들은 죽은 존재가 아닙니다. 우주를 유영하는 무형의 존재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달의 인력 범위에서 삶을 이어가는 새로운 생명체입니다. 정아도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신체의 제약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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