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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평점 :
이 책을 덮은 뒤, 개의 여정이기에 더욱 감동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자리 잡은 추억을 잊지 않고, 추억 속의 그 사람을 만나러 갈 결심을 어떻게 했을까요? 이 영리한 개는 아마 그곳까지 자신의 힘으로만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낯선 길을 걸어야 하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식사도 해야 합니다. 거리에서 충족하기는 어렵겠지요. 결국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됩니다.
개에게는 선견지명이 있을까요? 개를 도와준 사람들은 하나같이 유대감에 목이 말라 있습니다. 현실 속에 마음 붙일 곳이 없는 사람인 셈이지요. 그들의 곁을 맴돌며 안정감을 줍니다. 당신 혼자가 아니라고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들을 위로합니다. 개는 그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고 난 뒤에야 자신이 원래 가고자 했던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는 듯.
이 여정이 ‘상생’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꼭 똑같은 목표를 위해서 뭉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서로 목표가 달라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며 같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다 각자의 목표가 이루어진 뒤, 상대를 메워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면 미련 없이 떠나는 것, 그것이 어쩌면 상생의 반복일지도 모릅니다.
서로 고마운 마음을 간직한 채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