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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신정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평점 :
이 책을 읽고 싶은 분들은 대체 메모 독서가 무엇인지 몰라서 실천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우리는 이미 메모 독서법을 배웠습니다. 무려 초등학생 때부터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수업을 들을 때 밑줄도 치고 별표도 쳤습니다. 다만 그 때의 메모는 타의로 이루어졌습니다. 선생님이 밑줄을 치라는 곳에 밑줄을 치고, 시험에 나오니 표시하라는 말에 기호를 적고. 수동적이지만 메모 독서법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메모 독서법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밑줄을 치면서 읽으면 왠지 시험을 치러야 하는 기분에 사로잡히는 거죠. 생산적 삶도 좋지만 느긋하게 쉬고 싶은 순간도 있잖아요. 책까지 예전에 시험 준비를 하듯 읽고 싶지 않아서 메모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높은 점수를 받겠다는 목적을 제외하고 생각해 보세요. 학생 때 반복하며 외웠던 내용 중 일부는 기억하잖아요? 대충 개요는 설명할 수 있고요. 그러나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해 물었을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많이 헤매지 않았나요? 시간을 ‘만들어서’ 읽지 않고 ‘비는’ 시간에 독서라면 더욱 그럴 겁니다.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는 방법으로 기능하는 거니까요.
그래도 이왕이면 한 권의 책을 다 읽었을 때, 어떤 점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기록해 둔다면 나침반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어떤 생각으로 이 길을 골랐는지 확인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나침반이요. 그러려면 나침반을 제대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작 과정이 어려운 분들에게 <메모 독서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메모 독서법>에서는 메모 독서법의 완성을 한 편의 글을 쓰기까지로 보고 있습니다. 그 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책에 밑줄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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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 작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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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인드맵 작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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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독서로 글쓰기
각 과정을 거칠 때마다 중요하게 다가오는 부분만을 발췌하기 때문에 지금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 가치를 어떻게 실천하면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되냐고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자는 독서 노트는 독서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활동이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고(234쪽) 합니다. 저자가 설명하는 방법 중에서 한 가지를 실천해 보고, 더 깊이 읽고 싶을 때 방법을 추가해서 읽으면 충분합니다.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독서의 기술>에서 말하는 분석 독서에 한 뼘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 경우는 마인드맵 과정을 생략하고 있습니다. 그 단계를 다른 형태로 정리합니다. 시간을 정해두고 그 책과 관련된 생각을 두서없이 씁니다. 맞춤법, 내용을 구분하지 않고 막 씁니다. 다 쓴 뒤, 10분이 지나서 보면 읽은 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서 글쓰기 단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자신만의 독서법을 <메모 독서법>을 통해 발견하시기를 바랍니다.
독서는 독서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활동이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관제가 아닙니다. - P234
어떤 텍스트를 깊이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판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휘의 정확한 의미 구별과 문장 구조에 관한 이해를 통해 텍스트의 의미를 제대로 독해하고, 시대적 또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텍스트가 갖는 위상과 가치를 해석하는 단계까지 가는 것을 말합니다. - P225
독서 노트를 썼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주기적으로 독서 노트를 펼쳐 과거에 쓴 내용을 다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중략)...독서 노트를 쓸 때와는 다른 사람이 읽는 것과 같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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