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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평점 :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초등학생 저학년 때는 그림일기를 써서 검사를 맡았고, 고학년 때부터는 문장으로만 일기를 써서 검사를 맡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누군가가 본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검열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알아도 상관없는 이야기만을 찾아내어 적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감정을 드러나게 일기를 쓰면 어떠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적나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인데. 일기 쓰기에 흥미를 잃은 이유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스케줄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요일마다 다른 강의 시간, 누군가의 생일 따위를 적으며 일상을 지냈지요. 저는 이 스케줄러를 일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초등학생 때, 선생님이 말했던 것처럼 감정을 드러나는 글만이 일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 책이 그 편견을 깨트려 주었습니다.
저자는 일기를 스스로를 파악하는 도구라고 합니다.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다면 곧 일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투 두 리스트를 예를 들어 볼까요? 투 두 리스트는 미래의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현재의 내가 해야 할 것들입니다. 몇 년 동안의 투 두 리스트를 본다면 자신이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겠지요. 이 말은 곧 작성한 스케줄, 필사 기록 같은 글도 얼마든지 스스로를 파악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자신은 글을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일기를 쓰지 못하겠다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당신이 작성하는 스케줄은 당신이 직장에서 어떤 일을 맡으면서 성장하는지 보여줍니다. 소셜 미디어에 올렸던 리뷰들이 당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는지 보여줍니다.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를 하려다 그만둔 사진들이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당신은 이미 일기를 쓰고 있으니, 그 기록을 한 번 확인해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어른의 일기>에서 그것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