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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평점 :
미시마는 퀴즈를 좋아합니다. 여러 퀴즈 대회에 출전했고,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퀴즈 대결을 하면서 미시마는 퀴즈 풀기의 요령을 익혔습니다. 바로 ‘확정 포인트’를 상대방보다 빨리 파악하고 부저를 누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확정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출제자가 문제를 낼 때, 초반에 나오는 단어만으로 정답을 유추할 수 있는 포인트를 뜻합니다. 확정 포인트를 판단하기 위해, 확정 포인트로 어떤 답이 확정되는지 알기 위해 다양한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둡니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답을 확정할 수 있다는(96쪽) 요령입니다.
이 요령을 인생에 빗대어 보면 ‘일단 행동하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젠가부터 ‘일단 행동하라’는 말이 주문처럼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해 보아야 결과를 알 수 있으니, 해 보지도 않고 물러나지 말고 용기를 내어 도전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뛰어들 분야를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일단 행동한다고 해서, 그 정답이 내게 맞는지 어떤지 확신할 수 있을까요? 일단 도전해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오기는 하겠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려면 시행착오를 몇 번씩이나 겪게 됩니다.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우리는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괜히 생겼을 리가 없지요.
우리는 문제를 끝까지 듣고 풀면 최선의 선택이라는 믿음으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문제를 끝까지 듣지 않고 정답을 유추하는 수많은 경쟁자들이 먼저 부저를 누르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서 문제를 끝까지 듣고 움직이려는 사람은 초조해집니다. 이렇게 느린 걸음으로는 어떤 결과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처럼 ‘확정 포인트’다 싶은 시점에 부저를 누릅니다. 그 선택은 문제를 끝까지 듣고 눌렀어야 했다는 후회를 남깁니다.
세상에는 혼조 기즈나처럼 확정 포인트를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를 끝까지 들어야 확정 포인트에 가까워지는 사람도 당연히 존재하겠지요. 각자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교를 멀리하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풀이의 여정을 걷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