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사이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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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의무교육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왜 정해 놓았을까요? 한 사람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려면 갖추어야 할 능력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가정 구성원이 같이 도와주고 지켜주는 셈입니다.

 

여기 별장에 모인 가족이 있습니다. 중학교 입시를 위해 왔습니다. 합숙까지 할 정도라면 중학교가 얼마나 대단한 학교일까요? 아니, 대단한 학교는 어떻게 규정하는 걸까요? 스펙에 도움이 되는 학교일까요? 적어도 나오토의 부모는 부와 명예를 끌어오는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부와 명예를 거머쥐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 속에 나오토를 밀어 넣습니다.

 

이 때, 나오토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이 됐을까요? 나오토는 아직 초등학생입니다. 경험과 지식이 부족합니다. 가치관, 신념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도 불가결합니다. 옆에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도와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보통 그 역할을 맡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도 방심하고 놀아선 안 된다며? (중략)잘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모두가 마음을 놓을 때 같이 놓느냐, 그때 노력하느냐에 달렸다고. 그러니까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열심히 노력해 성적을 올려야 하는 거 아냐?” 235-236

 

위의 말은 나오토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한 말입니다. 부모의 이야기가 자녀에게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호오가 없습니다. 성적을 중요시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입니다. 경쟁을 당연시하고,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가치관이 형성됩니다. 이 상태로 나오토는 과연 어떤 삶을 살까요? 나오토는 부모가 알려준 길을 걸으면서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을 맞이할까요?

 

아마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자신의 호오가 확실해질수록 지금 걷는 길에 의문이 생깁니다. 초등학생 때, 참가했던 입시 합숙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공부가 아닌 암기만이 전부였던 합숙. 합숙의 의미도 알아차릴 수도 있겠지요. 자신의 노력이 일종의 편법이었다는 걸. 편법으로 손에 넣은 부, 명예, 행복을 뿌듯하게 여길 수는 없습니다. 늘 죄책감을 가슴 한편에 두고 살아갈지도 모르겠군요.

 

히메가이코 별장에서 합숙했던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궁금해집니다. 부모를 따라 편법을 이용했던 자신의 행동에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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