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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평점 :
1 당신은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에
다시 잠이 들 수 있습니까?
그렇다고 대답한 당신은 수면 부족 혹은 수면 질이 미흡합니다.
2 정오가 되기 전에 카페인 없이도 심신이 최적
상태로 움직일 수 있습니까?
아니라고 대답한 당신은 만성 수면 부족 상태입니다.
수면 부족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경험 법칙입니다. 저는
수면 부족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사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경이라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겠지요. 저는 학생 때부터 커피를 마셨습니다. 졸리고 피곤하다는 이유로요. 어쩌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잠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다급하게 커피를 찾기도 했습니다. 그 때, 저는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는지도 몰랐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카페인 섭취가 얼마나
수면에 치명적인지 알았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행동이 수면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연구 결과가 그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이 책은 수면과 관련된 지식을 총망라한 책입니다. 수면의
구조, 수면의 질 심지어 꿈이 무엇인지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이
꽤나 방대합니다. 간략하게 챕터마다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부에서는 잠의 정의, 종류(렘 수면, 비렘
수면), 모든 세대에 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봅니다. 사람은
어떻게 잠을 자야 하는지, 잠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어떻게 변하는지 밝힙니다.
2부에서는 수면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긍정적 신호와 부정적 신호 모두 살펴봅니다. 수면 부족이 어떻게
기억력 저하, 치매, 정서적 불안, 교감 신경계의 과다 활성, 당뇨병,
고혈압, 비만을 일으키는지 과학적 분석을 합니다. 반면에
수면을 충분히 취하면 앞의 확률이 떨어지겠지요.
3부에서는 꿈을 과학적으로 분석합니다. 뇌는 어떤 통로로 꿈을 꾸는지 알아봅니다. 꿈 자체가 실제로 사람을
위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렘수면일 때 꿈을 꿉니다. 렘수면 꿈은 괴로운 감정적 사건의 고통을 제거해 다음날 아침 감정을 해소한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뿐만 아니라 정보를 융합하여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줍니다.
4부에서는 사람이 숙면을 취할 수 없는 이유들(LED 조명, 실내 온도, 카페인
섭취, 알코올 섭취 등)을 거론하고, 수면 부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더불어 현대시대에
수면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각 장에서 잠에 대한 속설을 과학적 근거로 타파합니다. 다양한
실험이 다룬다는 뜻입니다. 특히 1부-3부는 과학적 이론을 다루기 때문에 그 예가 더욱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실험 과정을 제가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었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저자가 일반 독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하여 예시로 풀어주는데, 덕분에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과학 이론 중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내용은 역시 ‘종다리형’ ‘올빼미형’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한 때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자기계발서가 유행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
열풍에 동조하며 일찍 자고 일어나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명칭이 미라클 모닝으로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올빼미형에게 불리한 시대라는 거겠지요.
그런데 불리함을 뒤집어 줄 이론이 나옵니다. 종다리형, 올빼미형은 유전이라고 합니다.
진화적 맥락에서 수면-각성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도록
유전적으로 정해진 것이 어떤 혜택이 있을지 이해할 수 있다…(중략)…
집단 전체가 취약해지는 시간(즉 모두가 잠에 빠져 있는)은
여덟 시간이 아니라 고작 네 시간에 불과하다. 집단의 모두가 여덟 시간씩 잘 기회를 얻으면서 말이다. 그러면 생존 적합도가 50퍼센트 높아질 수 있다. 대자연은 생존 안전장치를 강화함으로써 그만큼 종의 적합도를 높일 수 있는 생물학적 형질-여기서는 부족 구성원들이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서로 달라지지 않는 유용한 변이-을
결코 내버리지 않을 것이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어쩌면 밤에 일하는 직업군이 탄생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24시간 운영되는 가게, 밤에 영업을 시작하는 바, 주로 새벽에 작업하는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올빼미형을 필요로 하니까요. 앞으로 종다리형과 올빼미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덧붙임
과학적 이론이 너무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분들이 계시다면 <우울할
땐 뇌 과학>의 7장 수면의 신경과학 편을 읽고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어보세요. <우울할 땐 뇌 과학>의 내용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의 이론과 실천법을 축약한 설명본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어서 그나마 쉽게 읽힌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