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갓난아기라면
이브 타렛 지음, 박희준 옮김 / 현암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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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열면 아이들의 귀여운 마음이 보인다. 차츰 차츰 마음이 커가는 예쁜 모습도 엿볼수있다.빨강셔츠에 연두색 목수건을 하고 있는 한 아이가 이 책의 구석구석에서 유난히 눈에 뜨인다.갓 태어난 아기 동생에게 불만이 많은 작은 여자아이가 엄마와 아빠, 아니 모든 사람들이 자기만 보아주고 예뻐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자기 중심적인 시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내가 만약 갓난아기라면.......'

아이의 이 한마디에 가슴이 저려온다. 두 딸아이에게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들기에...나의 큰 딸과 작은 딸이 고작 16개월차이 연년생이다.큰아이는 겨우 돐 무렵부터 '힘들어~'라는 엄마의 투정에 품에서 밀려나고 엄마의 인색한 사랑으로 굶주렸었다.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턴 벌써 다 커버린 아이로 그냥 '언니'일뿐이었으니.....그땐 정말 왜 그랬을까?너무나 이기적인 철부지엄마였으니......정말 부끄럽다.

아이들에게 동생이 생긴다는것은 자기만의 세계를 빼앗기는,하늘이 무너진듯한 깜깜한 무서움!. 바로 그런느낌들이 아닐까?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느낌들은 배제하고 아이의 욕심만을 아이답게 말하고 있다.사람들이 날 예쁘다고 마구 뽀뽀하자고 하고,엄마 아빠가 꼬옥 안고 다니고,울기만 하면 달래어주고 ,어리기 때문에 잘못을 해도 벌주지않고,사람들이 모두들 귀엽다고 하고........

아이들의 생각은 깜찍하다.아이들의 욕심은 새하얀 눈처럼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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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할미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11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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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장 한국적인것'을 담아낸다는 <솔거나라>의 의지가 투명하게 돗보이는 책인것 같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해도 달도 없이 어두컴컴할때,'마고할미'라는 거인이 하늘을 밀고 일어나, 하늘이 열리고 별이 떠오르고 해와 달이 어둠을 뚫고 떠올랐다는 초 현실적이고, 비 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절대적이고, 경이적인 신성함을 담고 있는 창세 신화이다.신화란,'사실을 그대로 말하고, 또 무엇인가를 말함으로서 사실화 되기를 기대하는 이야기'라고 한다.그 누구도 본 적이없고, 아무도 알수없는 사실이지만,그 어느 누구도 함부로 부정할수없는 절대적인 힘을 내포하고 있다.

'따그닥 따그닥' 천리마를 타고 달려왔지만 끝내 발끝을 볼수없었다는 거대한 마고할미를 보기위해 책을 편다.줄줄이 접혀졌던 그림들이 펼쳐지면서 방바닥 가득 (A4 용지 8장 정도) 그림으로 꽉 차버린다.아이들은 그 크기에 압도당하기라도 한듯 입만 벌리고 섰다.

' 우 ~ 와 ! '
'우지직 우지직' 하늘을 밀고 일어서는 커다란 마고할미의 모습이 섬칫할 정도로 무섭기도 하고,한라산을 베고 누워 오른발은 동해물에 '출렁', 왼발은 서해물에 '출렁' '철벅 철벅' 물장구치는 모습은개구장이 아이들에겐 정겹기도하다.
'휴 ~ 우' 마고할미의 한숨에 산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날아가 만주벌판이 되었다지?
'우와 ~~~, 마고할미는 얼마나 클까?'
이 말을 듣고 할미가 벌떡 일어선다.

지금까지의 가로 배열과는 달리 세로로 책이 펼쳐지고,머리가 하늘보다 더 높이 솟아 올라 해를 안고 달을 잡은 할미가 우뚝 섰다.이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피이~ 거짓말!'이라고 말할것만 같은 큰아이를 쳐다본다.그러나. 말이 없다. 그림만 뚫어져라 쳐다볼뿐...........마치 마고할미의 크기를 어림하기라도 하듯.

선의 조화가 아름다운 기하학적인 스타일이 독특한 그림에선 날카로운듯한 사선으로 무서운 할미의 얼굴을 때론 해학적으로 승화시키고, 부드러운 곡선과 명암을 살린 화려한 색감의 파스텔톤 색상은 신화의 신비를 더욱 부추기는 듯하다.우주 창조주로서의 거인 여성신인 '마고할미'는 모계사회에서 여성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여성의 잠재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마고할미'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고
미래의 꿈을 설계하는 근원적인 힘으로서의 역활을 톡톡히 할것이라 믿어 의심치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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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그랬어 - 여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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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특히 세살난 아들이 즐겨보는 책이 바로 이 책이예요.세밀화로 그려진 그림들 탓에 고향의 따뜻한 느낌이 너무나 잘 전달되는 것같아 저도 자주 들여다보게 되더라구요.

이제 막 동물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막내는 왼종일 들고 다니며 어설픈 동물흉내를 내곤 합니다.주인공 돌이 곁을 항상 지키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는 숨바꼭질하듯 아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네요.초가 지붕에 흙담,동물우리들,밭으로 가는 길 한옆에 두엄, 그리고 그위를 타고 줄기를 뻗은 호박덩쿨들,........

시골에서 자란 애들 아빠에겐 정말 고향집 그대로래요. 보면 볼수록,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푸근한 정이 담겨 있는 책이예요. 커가는 아이들에게 참 소중하고도 특별한 느낌을 전할수 있을것 같아요. '꼭 한번 펼쳐보세요' 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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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와 어린동생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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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또 보고,또 봐도 그림에서 묻어나는 느낌들이 항상 새롭다.아이들만의 냄새가 나는것도 같고, 순이와 영이의 볼에 얼굴을 부비면 그 보드라움이 만져질것도 같다. 이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리가 들려온다. 순이의 흥얼거리는 소리,급정거하는 자전거 소리, 타다다닥 순이의 달음박질 소리, 커다란 트럭바퀴의 무섭게 달리는 소리, '영이야' 부르는 순이의 떨리는 목소리가..........

또 이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하야시 아키코'의 깜찍한 의도에 빠져 길을 잃을수도 있다.골목 골목 새로운 구도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길을 잃고 말지만,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동네 한모퉁이에서 순이를 찾아준다. 아이들은 이 페이지를 펼쳐놓고 움직일줄을 모른다..책의 앞뒤를 바쁘게 넘겨가며, 순이가 달렸던 길을 되짚어 보기도하고, 순이보다 먼저 놀이터 앞까지 달려가 보기도 한다.

정말 잘된 그림책이라 말하고 싶다. 작가가 써내려간 이야기보다 , 그 그림만으로도 순이의 콩딱거림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정말 살아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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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남긴 선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8
마거릿 와일드 지음, 론 브룩스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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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닥쳐올 죽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나에게도 할머니와 같은 여유로움을 가질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이 책을 읽을때마다 할머니 돼지가 부러워집니다. 너무너무......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더할수없이 편안하게 그려가고 있습니다.'돼지'를 의인화한 주인공 설정과 맑고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때문인가 봅니다.할머니 돼지와 손녀 돼지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듯 할머니 돼지에게 닥쳐오는 죽음 또한 슬프지만 아름답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할머니를 따라 도서관에도,
은행에도,식료품점에도 갔었죠.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려고 합니다.할머니와 약속을 합니다. 울지 않겠다고.....할머니의 잔치에도 갔었죠.마을을 천천히 거닐면서 나무와, 꽃과 ,하늘을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았지요.

'저기 좀 보렴! 나뭇잎이 햇살에 반짝이는 게 보이니?'
'새들이 재재거리는 소리 들리니? 아아, 따스한 흙냄새.
우리 이 비 맛 좀 볼까?'....................

눈물이 나려하지만 결코 울지 않습니다. 할머니 앞에서 투정하던 옥수수 귀리죽을 쑤고,
한그릇을 다 먹습니다.조금은 쓸쓸하겠지만 외로워하진 않을껍니다..할머니와 함께한 아름다운 시간들이 언제나 손녀 돼지와 함께 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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