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살 용감하게 맞서요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 - 폭력적인 친구들에게서 나를 지키는 초등 학폭 구별 사전 ㅣ 초등 학폭 구별 사전
이해은 지음, 이황희(헬로그) 그림 / 리틀에이 / 2025년 4월

뉴스를 보면 아이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교 폭력의 양상이 더욱 다양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는 거 같아요. 특히나 아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단지 투닥거리고 가벼운 몸싸움이 아닌 주먹다짐이나 도구를 이용한 폭력, 심한 언어적 폭력 등 그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고, 또한 학교 폭력을 경험한 청소년이 2년 전보다 급증하면서 5명 당 한 명 꼴이라 하니 정말 큰 사회적 문제라 생각됩니다.

학교 내에서 폭력 예방 지침이나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아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하는 용기와 함께 아이들에 대한 주변의 관심 그리고 사회적 조치가 더욱 강화될 필요도 있구요. 오늘 호진이가 읽어본 책은 초등 학폭 변화사가 알려주는 상황별 대처법이 담긴 리틀에이의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 입니다.

장난과 학폭의 애매한 경계에서 혼란스러워 할 아이들에게 자신을 스스로 지키는 방법과 이를 해결할 지침까지 알려주는 정말 유용한 도서라고 생각해요.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는 총 3챕터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각 챕터마다 폭력의 종류에 따라 실사례를 바탕으로 각색한 여러가지 상황을 보여주고 그때 그때마다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말이나 폭력을 저지하는 행동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또한, 어디부터가 장난이고 어디서부터가 폭력인지 그 미묘한 경계선을 법조인의 시각에서 명쾌하게 짚어내면서 차분히 설명해 주고 있어서 정말 유용합니다.

재인이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중 실수로 뒤에 있던 형우의 발을 밟았어요. 재인이는 어떻게든 사과하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제 때 사과를 못하고 말았어요. 점심시간 후 운동장에 앉아있는 재인이에게 누군가가 초코 우유를 던져서 재인이 옷과 얼굴에 다 튀었어요. 알고 보니 형우와 남자아이들이었죠. 형우는 재인이가 먼저 자신에게 시비를 걸었다면서 심지어 어깨를 주먹으로 확 밀치기까지 해요. 재인이는 본심을 그렇지 않지만 두렵고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아요.

하지만, 친구에게 상처를 줄 목적으로 심하게 때리거나 밀면 학교 폭력이에요. 친구를 향해 물건을 휘두르거나 때릴 것처럼 위협하는 것도 모두 폭력이구요. 만약 직접적인 위협이 걱정이라면, 다시는 그러지말라고 단호히 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폭력적인 상황에 처한다면, 똑같이 싸우지 말고 일단 그 자리를 피하고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해요.

물론, 재인이도 오해의 소지없이 바로 사과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 일을 빌미로 너무 심하게 친구에게 대할 때는 단호히 말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한 거 같아요.

이 책에서는 그 외에 애매모호한 폭력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어요. 예를 들어, 웃을 때 습관적으로 옆 친구를 때리는 경우인데, 이의 경우 친구가 거부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면 학교 폭력으로 보진 않지만, 만약 친구가 싫다고 표현했다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안된다고 알려주네요.

준민이와 두영이는 함께 영화를 보러 왔어요. 결제해야 하는데 준민이가 돈을 안가져 왔다면서 두영이에게 대신 내달라고 다음에 갚는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번에 탕후루도 대신 사준터라 두영이는 망설여져요. 준민이는 넉살좋게 웃으며 부탁하고 할 수 없이 준민이는 두영이 표까지 대신 내줍니다.

영화보고 난 후, 들른 pc방 비용까지 준민이가 냈는데, 두영이는 별거 아니라는 듯 웃어넘기고 준민이는 용돈이 바닥나 걱정이 태산이에요.

이런 경우는 친구 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 거 같아요. 친구가 알아서 갚으면 좋으련만 차일피일 미루면 더 곤란해지고 난처해질 거 같구요. 이렇게 돈을 빌렸지만 갚을 생각이 없고 실제로 갚지도 않을 경우 법률 용어로 "금전 갈취"라고 해요. 돈을 함부로 빼앗았다라는 뜻이에요.

먼저 돈을 빌려줄 때는 신중해야 하고 꼭 빌려주어야 하는 상황인지, 믿을 만한 친구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해요. 그리고 만약 빌려 간 돈을 받지 못해 걱정이라면 갚기로 한 날짜를 확실히 하고 당당히 돌려 달란 말을 해야 해요. 그리고 약속을 어길 경우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야 하구요.

이 글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특히 친구 사이에서는 금전 거래가 없는 게 가장 좋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학폭의 뿌리 자체를 뽑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서로의 경계선을 알고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태도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나의 경계선을 침범했을 때 두렵고 무섭더라도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하라는 용기를 주고 반대로 내가 다른 누군가의 경계선을 침범했다면 솔직히 사과하고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라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해줍니다.

실제로 학폭이 급증하는 요즘 아이들이 초등 학폭을 구별하고 상황별 대처 대응하는 방법을 자세하고 확실히 알려주는 책으로써 너무 유용한 가이드도서라 생각합니다. 슬기로운 초등생활 이은경 선생님도 추천한 도서네요.^^

리틀에이의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는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에게 학폭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대처할 힘을 주는 책으로 저도 엄청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