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로봇 키운 건 비밀이야! 문학의 즐거움 73
나가츠키 아리스 지음, 사카이 사네 그림, 모카 옮김 / 개암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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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호진이가 읽어 본 책은 개암나무에서 나온 어린이문학 신간 <학교에서 로봇 키운 건 비밀이야!>입니다. 이 책속에서는 보통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고 사람을 돕는 로봇이 아닌 사람이 키워야 하는 로봇이 등장해요. 로봇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도 재밌는데, 사람이 키워야 한다니 호기심 가득한 내용에 호진이도 재밌게 읽었어요.


무려 268페이지라 두껍고 그림보다는 글밥이 많은 초등 고학년 추천 책이지만, 책 좋아하는 초등 중학년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답니다. 주인공 세 친구들이 로봇을 키우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우정의 의미와 타인 존중까지 깨닫게 해주는 메시지담긴 책이라 아이들이 읽기에도 참 좋은 필독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 로봇 키운 건 비밀이야!>의 저자 나가츠키 아리스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다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현대 아이들이 겪는 고민과 갈등, 행복 등을 생생한 이야기로 그려내고 있기에 제 2회 포플러 신인상도 수상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쓴 책도 서로 다른 성격의 친구들간의 우정과 배려 그리고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로봇을 통해 섬세하고 실감나게 그려낸 작품이에요.

아빠의 잦은 전근으로 두 번이나 전학을 다녔던 주인공 초등 6학년 자이젠은 엄마 아빠 누나와 함께 살고 있어요. 학급에서 어울리기 힘들었던 자이젠은 더이상 친구 사귀기를 원치 않았지만, 친구들 포요, 테츠는 계속 과학 영재 자이젠에게 자신이 강가풀밭에서 발견한 이상한 상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함께 가서 확인해 달라고 해요.


우연히 그날 다시 포요 테츠를 만나게 된 자이젠은 꽤 묵직한 크기의 물건을 보게 됩니다. 무한 기호도 새겨져 있고, 상자 곳곳에 곧게 뻗은 선들도 있는 이 물건.. 갑자기 기계 작동음을 내면서 물체가 변신하게 시작해요.

그런데 처음엔 가만히 누워만 있던 이 로봇.. 그런데 세 시간마다 깨서 울었대요. 테츠가 꼭 안았더니 울음을 그쳤다고 하구요. 학교에 데려온 로봇이 자꾸 소리를 내면서 울려고 해서 친구들 셋은 몰래 로봇을 숨기기도 하고, 비밀기지에서 로봇을 키우기도 합니다.


밥대신 충전하면서 성장을 하는지, 누워있던 로봇은 어느새 균형을 잡고 서 있기도 하고 걷기도 시작해요. 무엇보다 말도 배워서 하기 시작합니다. "무"라고 이름도 지어주죠.

주인공 자이젠은 이성적인 T성향이라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알기 위해 로봇을 분해해서 조사하려고 하고, 친구 포요는 감성적인 F성향이라 로봇"무"도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고 하면서 무를 아이처럼 키우려고 하죠.

이 과정에서 서로 다투거나 오해가 생기기도 하지만, 서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감싸주고 배려하면서 더욱 깊은 우정을 나누기도 해요.

한번은 의자를 보행기삼아 달려나가버려서 사라진 무를 친구 셋이 샅샅이 뒤지다가 유채꽃 화단 속에서 찾기도 하는데, 호진이도 발견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걱정했다고 하더라구요.


자이젠은 무의 관절없이 움직이는 다리 구조와 센서를 확인하고 싶어 또다시 전원을 끄려고 하지만 무는 가슴 위에 손을 얹고 못하게 막고 싫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무는 자이젠이 자신을 걱정해 줘서 분해하려고 생각하는지 건강하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하네요.

시간이 흐르면서 한창 반항기고, 자꾸 자이젠을 툭툭 치자 자이젠이 확실하게 무에게 한마디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 자이젠, 친구들에게 놀림당하는 포요, 아빠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테츠 이렇게 세 친구는 모두 결핍을 가진 아이들이에요. 각자 슬픔이 있는 아이들은 로봇을 매개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면서 함께 고민하고 성장해 나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무의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해요. 무는 고쳐달라고 슬프게 외치고. 세 친구들은 방법을 찾아보지만 쉽지가 않아요. 결국 장난감로봇을 찾는다는 tv광고를 보고, 연락한 로보&미 회사 직원들과 만나게 된 아이들.. 과연 무는 고쳐서 다시 건강한 상태가 되어 다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지...


무에 대한 아이들의 사랑이 너무나 크게 느껴져서 무가 아팠을 땐 정말 읽는 내내 마음이 함께 아프더라구요. 또한 아이들이 몰래 로봇을 키우는 과정도 흥미진진했고, 무엇보다 로봇 제조사 직원들과 벌이는 지하철역 추격 장면도 생생해서 엄청난 몰입감으로 저절로 집중이 되더라구요.

이 책의 마지막은 정말 호진이와 제 마음을 뭉클하게 했답니다. 행복한 해피엔딩이 저절로 미소짓게 만들었어요. 유일무이한 존재로 성장한 친구 무..그리고 무와 친구들의 우정...

친구들간의 우정과 더불어 로봇과 나누는 가슴따뜻한 사랑과 우정도 너무나 감동적이었어요. 간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한편의 힐링동화를 읽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미래에는 이렇게 로봇과 우정을 나눌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우연히 주운 로봇이 이어준 눈부신 우정까지.. 수상한 로봇의 정체를 제대로 밝히고 싶다면 개암나무의 <학교에서 로봇 키운 건 비밀이야!> 초등학생의 재밌는 어린이문학동화로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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