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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전쟁 - 기후변화로 고통 받는 지구 이야기
토니 브래드먼 기획, 최석운 그림,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13년 1월
평점 :
기후 위기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해결문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매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고, 남극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이 일어나고 있어요. 또한, 매년 늘어나는 썩지않은 플라스틱으로 인해, 쓰레기 섬이 생기고 해양 오염 또한 심각합니다. 이처럼 인류와 생태계의 생존을 위협하면서 우리
의 미래에도 불확실성과 불안함을 가중되고 있어요.
이제 온실가스, 지구 온난화라는 용어는 무척 익숙하지만, 과연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서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각하고 기후변화로 엮인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알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나온 책이 바로 사파리의 <날씨전쟁>입니다.

이 책은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9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어요. 아이들 시선에서 씌여진 책이라 초등중고학년부터 읽기 좋은 책이에요. 아이들이 책을 통해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은 참 좋다고 생각됩니다.
<날씨 전쟁>에서는 세계 여러나라의 작가 9명이 각자 써내려간 짧지만 강한 메시지의 설득력있는 9개의 일화가 실려 있어요. 각 일화의 배경도 대한민국, 영국, 잠비아, 미국, 캐나다, 필리핀, 호주, 스리랑카 등 다양한 곳으로 기후 변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죠.

다양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를 읽다보면, 이것이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 전세계가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암담하거나 비관적이지는 않아서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고민할 수 있도록 희망의 여지를 남겨줍니다.
호진이는 대한민국의 <할아버지의 귤나무>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고 했어요. 이 내용은 제주도에 사는 석민이의 이야기입니다. 석민이의 할아버지는 제주도에서 오랬동안 귤 농사를 지으셨어요. 농약을 치지 않아 색깔이나 모양은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맛있는 노지귤이죠. 하지만, 요즘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근심 가득 어두워요.

3년 전 용머리 해안에서 순찰을 도시던 석민이 아빠가 갑자기 높은 너울에 빠진 낚시꾼을 구하다 그만 실종되셨거든요. 그 이후로 할아버지 혼자 크지는 않아도 귤 농장 관리가 어렵고, 노지귤은 날씨의 영향도 잘 받는터라 아마 여러모로 힘드실 거에요.
옆집 더듬이 할아버지는 재낙년에 귤 밭을 갈아엎고 비닐하우스를 지어 열대 과일인 애플망고 농사를 시작하셨어요. 사실 더듬이 할아버지만의 일은 아니에요. 제주도의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많은 농가들이 열대 과일로 작물을 바꾸고 있었죠. 더듬이 할아버지는 애플망고 농사가 잘되자, 석민이 할아버지한테도 애플망고로 바꾸라면서 설득을 했지만, 할아버지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으세요.
할아버지가 석민이에게 물어봅니다.
"왜 제주도는 현무암으로 담을 쌓는지 아느냐? 바람도 심하게 부는데 말이다."
"현무암이 많으니깐 그렇겠죠."

"밭에 씨를 뿌리면 그 씨가 바람에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분단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이 바람을 막기 위해 현무암으로 담을 쌓았어. 가볍고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 돌담이지만, 제주도의 거센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돌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기 때문이야.만약 바람을 구멍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그대로 다 받고 서 있었다면 돌담은 금방 무너졌을거야."
사실, 용머리 해안만 해도, 10년 전에는 밀물이 든다고 산책로가 잠기는 일은 없었대요. 이젠 하루의 반이 물에 잠겨 있고 예전에는 많았던 감태나 미역도 이젠 구경도 할 수 없구요. 이 모든 자연 환경의 변화가 할아버지는 걱정되고 두렵습니다.
석민이는 뭔가 자신의 힘을 보태기 위해 블로그를 만들어 지구 온난화로 나타난 제주도의 변화에 대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기후 변화때문에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용머리 해안을 위해서, 용머리 해안을 지키고자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들을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마을 사람들은 기후 변화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으로 일어났고 더이상의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 실천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 교육도 받기 시작했어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도 찾아보는 것. 그게 책을 읽는 우리들이 해야할 의무가 아닌가 싶어요. 짧지만 정말 심각한 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이 지구의 모든 사람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바로 알고, 대처방안을 찾아 실천한다면 정말 좋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주제가 분명하지만 흥미로운 전개와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색채가 분명한 일러스트가 잘 어우러져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어요. 책이 다소 두꺼워 초등 중학년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짧은 이야기 한 편씩 꾸준히 읽어간다면 좋을 거 같아요. 기후변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초등도서로 사파리의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지구 이야기: 날씨전쟁>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