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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말한다 -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
김나무 지음, 경자 그림, 지혜 진행 / 키다리 / 2024년 11월
평점 :
요즘 자주 쓰는 말 중에는 0린이란 말이 있죠. 요리를 못하면 요리에 어린이를 더해 요린이, 부동산을 잘 모르면 부린이, 운동을 못하면 헬린이처럼요. 이때 끝에 붙은 ~린이는 미숙하거나 부족함을 뜻합니다. 이는 어린이를 서투르고 잘 못하는 존재로 여긴다는 점에서 어린이에 대한 편견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처음 접하는 일이라 익숙치 않아서 미숙한 것이지, 무조건 어린이라고 못하고 서투른 것은 아니거든요. 어른들도 처음 하는 일은 못할 수 있잖아요. 어린이를 모르고 못하니깐 가르쳐야 하는 존재로 여기지 말고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이면서 동시에 어른을 위한 도서를 오늘 호진이와 읽어보았어요.
바로, 키다리출판사의 <어린이가 말한다: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입니다.

어린이가 직접 말하는 요즘 어린이의 삶을 다룬 도서라니 정말 내용이 궁금했어요. 저 또한 어른으로써 아이의 마음을 좌지우지하고, 가르치려고 하면서 충고했던 것을 생각하니 뜨끔하기도 했구요.
이 책에서는 어린이를 미숙하게 보면서 새롭게 만든 용어, 어린이는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 존, 편견으로 굳어진 남자, 여자라는 차별과 한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모습 등 어린이의 인권과 여러가지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차별을 꼬집는 글들을 다소 유머러스하면서도 재밌고 쉽게 풀어놓고 있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2021년~2022년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의 목소리를 담으면서 인문학적 성찰과 유머를 곁들인 어린이교양서라고 볼 수 있죠. 책을 읽어 보니, 어린이 교양서지만, 어른이 더 읽어야 하는 책인 듯 합니다.

어린이들이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듣는 말이 있다고 해요.
"공부나 해!" " 그거 할 시간에 책 한 줄 더 읽겠다." 생각해 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공부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더 있을 거에요. 친구든 취미든 말이죠. 아이들 입장에서는 취미나 하고 싶은 것들, 또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니 저 또한 어떤 말이든 너무 어른들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았나 반성해 보게 되네요. 분명 어른들도 아이였던 시절이 있었을테니깐요. 그리고 그 당시 어른들에게 느꼈을 섭섭함이 있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왜 예전의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일까요?
물론 그만큼 세월을 살면서 생긴 삶의 지혜나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폭넓게 보는 시각이 있어서 조언해 주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무조건 모르니깐 가르치면서 우선순위를 어른들의 잣대로 정하는 것은 아닌 거 같아요.

또 여자니깐 예쁜 것만 좋아하고 ,글씨는 남자든 못쓰고 하는 식으로 남자 여자는 각각 무엇을 잘한다고 정해져 있지않아요. 누구든 잘하고 싶은게 있다면 마음먹고 시도하면 되는 것이거든요.
"너 공부 잘하지?"또는 "생각보다 잘하진 않네?"
이러한 말도 여자 남자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처럼 안경쓰면서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시끄럽고 해맑으면 공부 못하고 덤벙댄다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데 그 또한 마음대로 판단하고 나서 그 판단과 달랐을 때 실망하는 것도 보여지는 것에 대한 편견이 아닐까 싶어요.

키다리의 <어린이가 말한다: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은 이처럼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과 오해를 아이들의 시선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고, 어린이가 어른보다 더 명확하고 섬세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세상을 바로보고 있음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어린 게 뭘 알아" 하지 말고 어린이의 총명하게 빛나는 눈을 보면서 그들의 말에 좀더 귀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이의 생각을 직접 전하는 어린이 교양서 <어린이가 말한다: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 을 어른들이 더 봤으면 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