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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 ㅣ 문학의 즐거움 72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어리게만 봤던 아이가 크면서 언젠가 찾아올 사춘기에 대해서 저도 늘 준비하고 다짐한다고 하지만 과연 어떤 모습으로 아이가 클지 막상 사춘기가 오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호진이도 사춘기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구요. 이렇게 고민많은 초등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 개암나무에서 출간되었어요.
바로 <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입니다. 이 책은 가족의 유쾌한 성장기를 그려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춘기 대 갱년기>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죠. 딸 루나의 사춘기 대 엄마 갱년기, 딸 루나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의 인기에 힘입어 아들 사춘기와 엄마 갱년기의 이야기까지 나온건데 딱 아들 호진이와 저에게 필요한 책이라서 너무 좋았어요.^^

아이들이 클수록 부모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나, 소통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잖아요. 또한 사춘기와 갱년기가 맞물리며 충돌하는 이 시기를 현실감있고 진솔하게 다룬 이야기라서 엄마와 아들 사이가 고민이거나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좀 더 이해하고 싶은 부모님, 또는 아이들이 읽으면 참 좋은 창작동화책인 듯 합니다.
또한 <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 이 책은 초등국어 4학년 1학기, 2학기, 5학년 1학기 2학기까지 교과연계되는 필독서이기도 해요. 글밥도 좀 있고, 총 174페이지의 두께감도 있지만, 몰입감 넘치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의 전개 때문에 호진이처럼 초등 중학년도 쉽게 술술 읽히는 재밌는 책이었어요.

이 책은 <사춘기 대 갱년기> 속 주인공 이루나의 첫사랑 수호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집안의 귀여웠던 막내 수호는 어느새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변해가는 걸 느껴요. 하루에도 열 두번씩 생각이 바뀌질 않나, 자고 일어나면 콩나물처럼 키는 쑥쑥 커지구요. 하지만 무엇보다 수호에게 참을 수 없는 것은 엄마의 행동입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좋았던 엄마가 "우리 수호!" 라고 부르는 것도, 엉덩이를 토닥이는 것도, 꿀 떨어지는 눈빛도 그야말로 "극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호에겐 비호감이 되버렸어요.
그런데 이게 왠걸? 엄마도 달라졌어요. 이해심 많고 다정했던 엄마인데, 이제는 늘 저기압, 예민하고 시도때도 없이 짜증을 내고 덥다고 합니다. 게다가 늘 정성껏 아침을 차려주던 엄마가 쪽지한 장만 남겨놓고 외출까지 하구요.
"각자 알아서 차려 먹을 것!"

수호에게 엄마란 언제나 밥을 차려주고 집안일을 도맡아했던 사람인데, 갑자기 엄마의 빈자리가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엄마는 잠시 엄마의 역할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보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기 때문이지만, 수호는 이런 엄마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한편 수호는 전학온 여학생 안래나를 좋아하게 되면서, 엄마를 졸라서 첫사랑 래나가 다니는 영어학원으로 옮기고, 래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합니다. 아빠를 졸라 용돈을 받아낸 수호는 래나와 마라탕 데이트를 하러 가는데, 거기서 엄마를 발견하죠. 엄마는 새롭게 배달일을 사작하셨던 거에요.

엄마는 말합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또다시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갱년기에게 완전히 진 거 같았어. 그게 엄마를 슬프고 우울하게 했어. 그래서 밥하고 빨래말고 뭘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봤어. 그래서 배달 알바를 시작하게 된거야. 체력부터 키우고 싶어서. 재미도 있더라."
수호는 수호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각자 사춘기와 갱년기라는 서로 다른 성장기를 따뜻하고 섬세하게 잘 그려낸 동화에요. 엄마와 수호의 갈등도 유머있고,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깊이 있게 담아냈기 때문에 서로의 복잡한 마음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구요.
사춘기에 들어선 수호는 점차 타인을 의식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씁니다. 부모님이 자신의 구역안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고, 거리감도 느끼죠.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모든 걸 이해할 수는 없잖아요.
서로의 오해와 갈등을 풀고 새로운 면도 발견하면서 수호와 엄마는 진정한 서로에 대한 존중을 알게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엄마도 꿈과 열정이 있는 한 사람으로써, 아들 수호도 아들이 아닌 독립적인 존재로 받아들이며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죠.

서로의 변화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나아가는 것 분명 저와 호진이도 거쳐야 하는 시간일 거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간접적으로 가까운 미래를 체험해 본 거 같은 느낌이라 많은 생각도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사춘기를 시작하려는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읽으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사춘기 대 갱년기> 다른 책도 더 읽어봐야 할거 같구요.^^ 알다가도 모를 사춘기와 갱년기를 알고 싶은 모든 초등학생들과 부모님들에게 강력추천해주고 싶은 개암나무의 <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 정말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