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연필깎이 한림아동문학선
박그루 지음, 모예진 그림 / 한림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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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는 그냥 비밀스럽고 재밌는 책이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읽고나니, 가족의 사랑, 성장,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이야기라 살짝 무겁고 묵직하기도 하면서 뭉클함도 드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삶을 사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게 되죠.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난 만큼, 삶의 마지막이 혼자인 경우도 점점 늘고 있어요. 이 책의 주인공 주이의 아버지 직업이 바로 삶의 흔적을 유가족을 대신해서 정리해 주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어린이 도서를 읽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경우는 처음이었던 거 같아요. 바로, 어린이도서 한림출판사의 <사라진 연필깎이>입니다.


주이는 우연히 집 다용도실 간식서랍에서 사탕을 꺼내다가 선반 위 상자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 상자 속에는 엄마, 아빠 그리고 강아지를 안고 있는 한 소년의 가족사진과 함께 공룡 연필깎이가 들어있었어요. 주이는 호기심도 들고 너무 귀여워서 공룡 연필깎이를 잠깐만 써야지 하는 마음에 몰래 꺼내 방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 공룡 연필깎이로 깎은 연필로 노란색 편지지에 편지를 씁니다. 바로 가족 사진에 있던 소년한테요. 이름도 어디 사는지 전혀 모르는 아이지만, 친구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연필깎이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들고 학교에 가지만, 공룡 연필깎이는 갑자기 사라지고 주이는 난감해 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에요.


그렇게 연필깎이를 잃어버리고 지내던 중, 친구 상희와 함께 골목길을 지나다가 얼굴이 새하얀 소년을 발견합니다. 새하얀 피부가 비칠 듯 투명한 그 아이의 이름은 유아라고 해요, 그 셋은 그림도 그리고, 숨바꼭질도 하면서 신나게 뛰어 놉니다.

다행히 공룡 연필깎이는 찾게 되고, 주아는 아빠에게 자신이 연필깎이를 가져갔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아빠의 직업이 유품정리사라는 것을 알게 되죠. 그리고 아빠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유품을 도맡아 정리하고 모두 마무리해 주죠. 엄마는 진심으로 아빠에게 고마워합니다.


엄마는 아빠에게 말합니다. 죽음은 멀리 있고 불편한 줄로만 알았지만, 이 모든 게 삶의 연속이라고.. 고된 일이라 걱정하고 불편해 했는데, 고맙고 의미있는 일이라 감사하다고..

주아는 아빠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아빠에게 말합니다. 그리고 처음에 썼던 편지를 유아에게 보냅니다. 편지 비행기를 만들어서 하늘 높이 말이죠.


주아네 아빠엄마는 일부러 주아에게 아빠의 직업을 이야기하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주아는 아빠가 삶을 떠난 사람들의 남아있는 물건을 정리하면서 생을 잘 매듭지어주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는 아빠를 대단하게 여기죠. 우연히 만난 유아와 놀던 모습이나 공룡 연필깎이에서 뭉클한 감동도 느낄 수 있었어요.

생명과 일을 대하는 진심어린 마음가짐과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 어린이도서 <사라진 연필깎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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