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사라진 수학 시간
조은수 지음, 유현진 그림 / 다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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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뛰어넘은 천재 수학자들의 한밤 중 비밀모임 속 대화는 어떤 내용일까요?

사실 제목과 내용이 너무나 궁금해서 아이보다 제가 더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막상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땐 생각보다 두께가 두껍고 글밥도 있는 책이라 과연 호진이가 잘 읽을까 걱정도 했었죠. 그런데 호진이가 학원 갔다와서 이 책을 보더니 제목에 끌린다며 읽기 시작해서 이게 웬걸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어요. 내용이 엄청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이 책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인 세 명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 페럴만, 소피 제르맹은 수학계의 엄청난 업적을 가진 인물들이에요. 목숨, 명예, 부, 국가 차원의 방해 앞에서도 수학을 포기하지 못할 정도로 외로움과 고독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수학에 푹 빠져 지낸 분들이었죠.


요즘은 초등학생때부테 수포자가 생긴다고 하잖아요. 예전에는 수학공부를 꼭 시키지도 않고 또 강요하지도 않았을텐데, 어떻게 수학에 푹 빠져서 온 열정을 다 바칠 수 있었던 걸까요?

<소피의 사라진 수학 시간>이 어려운 수학 공식을 쉽게 알려주거나 수학을 좋아하라고 권유하는 그런 책이 아니에요. 꼭 수학이 아니더라도 뭔가에 푹 빠져서 엄청 좋아하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세 명의 수학자들이 시공간을 만나 나누는 모임 속 대화를 통해 그 열정에 대한 답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숫자는 몸에 나빠.""수학 공부는 절대로 하면 안돼."

소피는 수학을 너무 좋아해요. 밤마다 석판과 양초를 꺼내 숫자들을 써내려 가면서 무한하고 자유로운 수학의 세계에 빠지곤 하죠. 하지만 소피의 부모님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수학 공부를 반대하면서 소피가 몰래 공부하지 못하게 문단속까지 하곤 합니다.


프랑스 혁명이 터진 1789년 7월 14일 소피는 처음 수학을 만났어요. 위험한 밖에 나갈 소피를 걱정해 부모님이 외출 금지령을 내린 그날, 소피에게는 수학의 문이 열린 거에요. 우연히 <수학의 역사>를 읽었는데, 수학을 위해 죽은 아르키메데스이야기에 충격을 받은 것이죠. "도데체 수학이 뭔데 수학을 위해 죽기까지 한거지?"


언니나 동생은 바느질하고 시를 읇고 피아노를 치는데, 소피는 구구단을 외우고, 냅킨을 반으로 접어 이등변 삼각형을 만들면서 수의 규칙과 도형에 빠져듭니다. "요즘 세상에 여자가 수학 공부를 하는 건 쓸데없어!" 언제나처럼 소피가 밤에 수학 공부를 하지 못하도록 화가 난 부모님은 방 안의 양초와 난로의 불을 모두 빼갔는데... 갑자기 옷장 속에서 낯선 남자의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쾅쾅쾅 문 좀 열어줘요!!"


그리고 창문 쪽에서도 지렛대를 손에 든 또다른 할아버지가 들어옵니다. 어머나! 그 분은 소피가 제일 존경하는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였어요. "그냥 편하게 나를 알키라고 부르렴." 그리고 지렛대로 문을 열자 옷장 속에서 나온 남자는 페렐멘이라는 수학자였어요.


수학자 한명 한명의 업적과 일대기도 중간중간 그리고 마지막 수학자 설명으로도 나와요. 먼저, 아르키메데스의 황금을 깨지 않고도 불순물이 섞였는지 목욕탕에서 알아낸 유레카 이야기도 너무 유명하구요. 또한 그동안 연구한 수학으로 도르레도 만들고, 포물선과 지렛대 투석기도 만들어서 쳐들어온 로마군을 물리치는데 엄청난 공도 세웁니다.

하지만, 바닥에서 수학문제를 푸는데 여념이 없던 아르키메데스를 찾아온 로마군이 단지 겁을 주려고 꺼낸 칼에 하필 신경통으로 허리를 펴던 아르키메데스의 목이 닿아서 목숨을 잃었다니.. 저도 처음 안 사실인데 너무 어이가 없을 정도로 슬픈 죽음이었네요.


소피 제르맹은 여자로서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온갖 장애를 다 이겨낸 수학자에요. 무엇보다 엄청난 난제를 풀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프랑스 아카데미에서는 처음에 상을 주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정말 씁쓸했죠.

300여 년동안 풀리지 않던 난제를 풀어내고도 엄청난 상금과 필즈상을 거부한 페럴만은 부와 명예보다는 수학자 본연의 삶을 이어갔다고 해요.


이렇게 만난 세 사람은 삼각모임을 만들어서, 밤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떻게 시공간을 넘어 만나게 되었을까라는 소피의 질문에 아르키메데스는 대답합니다. "우리는 소수처럼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눠 떨어지는 외로운 사람들이거든. 이런 외로운 사람들은 시공간 속에 만유 고독력의 법칙에 따라 서로 만나게 되어 있어."

"인생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선물보따리야! 시간이라는 선물 보따리 풀면 놀라운 하루하루가 들어있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역사에 위대한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영원히 우리 서로는 연결되어 있으니깐 상심하지마."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원을 감싸는 사각형의 넓이를 구하고, 빵을 자르면서 사선으로 빵을 자른다면 사로 다른 빵조각들이 만난다는 기하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론 이론을 이야기하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물리학과 속도를 생각하는 이들은 확실히 엄청난 수학에 대한 열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거 같아요.

수로 가득한 수학을 선택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때론 이해받지 못하기에 외로움과 고독을 늘 가져야 했던 이 분들은 때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난관속에서도 수학을 절대 포기하지 않죠.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날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정을 다해 하면서 매일 선물보따리같은 하루하루를 사는 것도 정말 행복한 일인거 같아요. 천재수학자의 업적이 아니라 삶을 따라가 보면서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본 <소피의 사라진 수학 시간> 아이들의 수학에 대한 시선과 생각이 좀 더 폭넓어질 거 같은 그런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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