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입은 늑대6

팬티 입은 늑대 6 - 크리스마스 호두까기 인형 ㅣ 팬티 입은 늑대 6
윌프리드 루파노 지음, 마야나 이토이즈 그림, 김보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12월

호진이는 팬티입은 늑대를 1권부터 재밌게 봤었고, 호진이의 책장에 이렇게 4권을 이미 소장하고 있답니다. 올 크리스마스에 맞춰 키위북스 <팬티입은 늑대 6>이 새로 출간되어 또 이렇게 읽어보게 되었어요. 보름달을 배경으로 호두까기 발레 인형 공연을 선보이는 듯한 팬티입은 늑대는 과연 6권에서는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돌아온걸까요?

<팬티입은 늑대>시리즈는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인정받은 이야기꾼 윌프리드 루파노가 글을 쓰고, 화가 마야나 이토이즈가 그림을 그린 재기발랄함이 가득 담긴 아동그림책이에요.

단순한 그림이야기책이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함을 꼬집고 풍자함으로써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기도 하는데, 이를 심각하게 글로 나타내는 것보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말장난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반전의재미와 교훈까지 주는 속시원한 그림책이랍니다.

숲속 마을친구들의 크리스마스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도토리"랍니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도토리로 만든 여러가지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거든요.

딱다구리 할아버지네 도토리는 1킬로당 동전 여섯닢인데 옆집에는 도토리를 1킬로당 동전 두닢에 팔고 있네요. 도토리를 수확하려면 일일이 주워담고 벌레먹은 데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해서 힘들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싸게 팔 수 있는 걸까요?

아무튼 팬티입은 늑대는 딱다구리 할아버지네 도토리를 사고, 집에 와서 친구들과 케이크도 만들고 올빼미 할머니가 주신 크리스마스 선물도 받게 됩니다. 그 선물을 바로 "호두까기 인형"이었죠.

그런데 그날 밤, 선물받은 호두까기 인형 붱붱이가 움직이며 말을 겁니다.

"지금 금지된 숲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나면, 잠만 자고 있을 수 없을꺼야!!"

붱붱이의 말을 듣고, 팬티입은 늑대는 겁이 났지만, 금지된 숲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철조망에 들러싸인 금지된 숲은 진입금지 표지판과 함께 비정상적으로 뚱뚱한 나무들로 가득했어요. 수상한 동물들끔찍한 영양제를 주입하자, 시들시들하던 나무가 금새 빵빵해지며 도토리가 잔뜩 열렸죠. 생쥐들은 감시를 받으며 쉴새없이 쏟아지는 도토리를 주워담고 운반해야 했어요.

운반하는 생쥐들의 눈에는 생기가 없고 도망칠 기운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고민하던 늑대는 팬티 주머니에서 색연필을 꺼내 생쥐들의 팬티를 알록달록하게 꾸며주면서 생쥐들은 활기를 되찾게 되죠.

"불의에 맞서 자유와 권리를 되찾자!"

늑대와 활기를 되찾은 생쥐들은 금지된 숲에서 이런 계략을 꾸민 강철로봇에 맞써 싸워서 결국 이기게 됩니다.

근데 이 모든게 늑대의 꿈이었다니 이상하네요. 하지만 다음날 집 밖에 나온 늑대는 더이상 싸게 팔던 도토리가 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럼 이 모든게 꿈이 아닌걸까요?

<팬티입은 늑대6>는 거대 자본을 이용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경제질서를 무너뜨리는 사회에 대한 풍자를 재밌게 표현했어요. 또한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생쥐들의 투쟁이 필연적이며 모두 힘을 똘똘 뭉쳐 자신의 권리를 외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고 이야기하죠.

그리고 그 바오밥나무와 도토리 나무를 접붙인 이상한 나무를 통해 유전자 변형 생물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꼬집고 이를 통한 가격 경쟁과 과잉 생산의 함정에 대해서도 유쾌하게 나타내고 있어요.

여러가지 사회부조리와 끝은 꿈으로 끝났지만 결국 현실이었던 반전까지 책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세상을 좀더 폭넓게 바라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정직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올바른 방향까지 제시해 주는 <팬티입은 늑대 6> 아동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