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어글리
오정은 지음, 스튜디오 디아망.디자인엠오 그림 / 디아망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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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저는 머털도사를 재밌게 봤었고, 호진이는 구름빵, 내친구 코리리를 정말 재밌게 보았었어요.

그 때 즐겁게 본 추억이 아직도 남아있는 머털도사, 구름빵, 내친구 코리리, 헬로카봇 등 어린이들을 열광시킨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를 쓴 오정은 작가님이 집필한 감성 동화책으로 이번에 새로 출간된 책이 바로 <포레스트 어글리>랍니다.


책 겉표지에 나온 주인공은 곰토끼 모루인데요 귀엽지만, 토끼같으면서도 토끼같지 않은 특이한 겉모습이 먼저 눈에 띄네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모습이나 행동이 남들과 다르거나 특이해서 튀어 보일 경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색안경을 끼고 볼 때가 있잖아요. 틀린게 아니라 다를 뿐인데 우리의 기준에 맞추어 판단하는 건 안 좋은 거 같아요.

주인공 곰토끼 모루는 주인 모아의 가족과 함께 숲으로 소풍을 나옵니다. 그리고 모아의 부모님이 피크닉 돗자리를 안가져 왔다며 모루에게 여기 <포레스트 어글리> 숲에서 혼자 기다리라고 하죠. 모아는 피크닉 바구니를 모루에게 건네주면서 "버스타고 금방 다녀올게"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모아네 가족은 며칠이 지나도 오지를 않았어요.


나중에 알게된 이야기지만, 곰토끼 모루는 토끼같이 생기지 않고 집에서 키우기엔 덩치가 너무 크다며 그렇게 숲에 버려진 거였어요. 그리고 포레스트 어글리 숲속에는 그렇게 모두 각자 다른 이유로 버려진 동물들이 모여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닭싸움 대회에서 날았다는 이유로 숲에 유기된 파다닥, 스스로 주인을 버린 척 했으나 실은 쥐를 잡는데 문제가 생기자 쫓겨난 고양이 랭보, 노래를 부르는 거라 우기지만 실상은 괴성을 지르는 앵무새 무무, 그리고 누구보다 순한 개 사자머리까지 사연은 제각각이자만, 버려진 이유는 다 같았죠. 평범하지 않고 어딘가 이상하거나 다르다는 것..

하지만, 버려졌다는 사실에 슬퍼하지만은 않았어요. 버려진 걸 인정하면서 자신을 버린 주인을 원망하기 보다는 희망을 선택합니다. 숲 구석구석에 자신의 발자국을 내고 여러 갈레의 길을 만들기 시작했죠. 모루와 함께 포레스트 어글리에 있는 동물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가슴 속에 몽실몽실 희망을 품어봅니다.

그러나 모두가 슬픔을 극복한 듯 보였어도, 앵무새 무무는 자신의 어린 주인 버들이를 그리워했죠. 무무의 괴성같은 노래에 주변에서 신고가 자주 들어오자 버들이의 아빠는 무무가 노래를 배우러 간다고 버들이에게 말하고는 숲속에 유기했어요. 무무의 소원은 다시 한번 주인 버들이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것.

모루와 친구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낸 버스노선도를 가지고 길 떠날 준비를 마칩니다.


버스기사는 무무의 주인이 사는 모자반동까지 정류장도 들르지 않고 논스톱으로 달립니다.

드디어 도착한 초록 대문.

거기에는 무무의 이야기 속 버들이와 닮은 소년이 있었어요.

"버들이?"

"버들이는 우리 할아버지 이름인데?"

버들 할아버지는 요양원에 계신다고 했어요.

버들 할아버지는 기억이 점점 더 옛날로 뒷걸음질치는 병을 앓고 계셨어요. 그래서 할아버지 기억 속 무무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답니다.

" 네가 돌아오지 않을까봐 걱정했어.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 무무, 소풍 다녀왔어. 그래서 좀 늦었지."

"노래는 다 배웠어?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어?"

무무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건강이 나빠진 무무가 괴상하게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노래를 불렀고, 그렇게 마지막 소원을 이룬 무무는 주인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둡니다.

이들의 모습이 tv 속보로 나옵니다. 사자와 곰같은 맹수가 있는 무리들이 도시를 습격했다는 것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이둘의 주인들이 나서서 이 동물들을 설득하고 데려가면 포상금을 준다는 말도 나왔어요.

그 말에 주인들이 나타났어요. 하지만, 다시 자신들의 예전 자리로 돌아갈 거란 희망은 부서져 버립니다.

단지 돌아올 포상금에 눈이 멀어 나타난 주인들과 그 모습에 상처입은 동물들..

다행이 tv 속 모루의 모습을 알아본 모아가 모루를 데리러 옵니다.

그리곤 말하죠.

"늦어서 미안해. 여기까지 오는 길을 잃어버렸어."

그렇게 곰토끼 모루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돌아가고 싶은 곳이자, 반드시 가야할 곳, 친구 모아가 있는 곳으로 말이죠.

사실, 모루의 어린 7살 주인 모아가 모루를 버린 것은 아니었어요. 어른들의 잣대와 판단으로 버들이와 모아처럼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유기해 버린 것이었죠. 그마저도 포상금에 눈이 멀어 찾는 척 하면서 두 번 상처주는 모습에서는 읽는 저조차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반려동물이 말을 못하고 힘이 없다고 마음대로 버리고 함부로 대할 수는 없어요. 모루를 포함한 개성만점 친구들의 활약과 예기치 못한 전개에 찡한 반전까지 다 읽고 나서는 많은 여운이 남는 그런 책이었답니다.

각박한 현실에서 버림받은 동물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따뜻하게 감싸며 모험을 떠날 땐, 엄청나게 응원하게 되었구요. 호진이도 읽고나서는 여운이 남아서인지 한참을 책 속 모루를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책 좋아하는 초등학생도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포레스트 어글리>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했어요. 마음 따듯해 지는 초등감성동화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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