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거품 펑! 북멘토 가치동화 53
공수경 지음, 국민지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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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설득력있고 조리있게 말을 잘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면 유창한 말솜씨에 부러울 때가 있는데요. 특히나 말주변이 없어서 말이 턱 막혀버린다면 더욱 답답할 거 같아요.


책 속 주인공 초등학생 유창이도 말을 잘하고 싶어합니다. 집에선 동생 유정이가 오빠 말을 싹뚝 자르고 자기 말만 하면서 우겨도 말대꾸를 못하고, 학교에선 친구 민채가한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뭔가 되게 억울합니다.


왜 난 늘 억울하고 손해보는 기분이 들어야 하지?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양치하는 치약을 다 썼는데 계속 잊고 치약 가져오는 것을 깜박합니다. 집에 다시 가기엔 너무 멀고 어쩌지 하면서 학교 가는 길에 고민하던 중 골목에 그려진 벽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 벽화 그림 속에 작은 가게 그림도 있었는데 어디선가 '딩동'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다시 보니 아까 그림으로 보였던 가게가 진짜 가게로 변해 있었어요.

유창이가 "다판다 가게"로 들어가서 치약을 찾는데 치약에 < 말이 술술 치약>이라고 써 있는 거에요. 심지어 오픈기념으로 무료였답니다. 언능 챙겨서 학교로 갔죠.


그런데 유창이가 점심 먹고 새 치약으로 이를 닦은 후부터 신기한 일이 생기게 되요. 공부시간에 발표를 하는데 말이 술술 나오지 뭐에요. 심지어 말 잘하는 회장 민채보다도 더욱 발표를 잘하게 되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된다는 규칙도 어겼지만, 신박한 말발로 교감선생님을 설득하기까지 합니다. 집에서도 동생 유정이가 부리는 억지를 조곤조곤 반박을 하면서 말로 이기기까지 합니다.


이상하다, 오늘따라 왜이리 말을 잘하는거지?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죠.

그런데 이 치약의 술술효과 마법은 24시간을 넘지 않아요. 또한 치약상자 겉면에는 "무책임한 말은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 문구가 적혀 있지요.


말하기에 자신감이 생긴 유창이는 이제 더이상 억울하지도 손해보는 느낌도 들지 않아요. 무슨 일이든지 말로 술술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지나친 자신감과 더이상 억울해지기 싫은 마음에 무책임한 말들과 때로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무책임한 말들을 해결하기 위해 또다른 거짓말로 변명까지 하게 되구요.


점차 친구들이 유창이의 말로 인해 억울해 하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럴수록 유창이의 입에서는 썩은 악취가 점점 심해지게 되죠.

결국 친구 영진이게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던 중 영진이가 말을 합니다.


"네가 한 말에 책임을 지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어떨까?"

유창이는 말만 하고 실천하지 못한 그 간의 행동을 실행합니다. 그리고 술술치약으로 양치를 하는데 입 속에서 거품들이 통 튀어 나옵니다.

"유창이 때문에 억울해"


억울함이 담긴 거품들을 바라보면서 유창이는 친구들을 찾아가 진심으로 시과합니다. 그러자 거품이 팡팡 하나씩 터지게 되고 결국 마지막 남은 말 거품도 펑 하고 터지게 됩니다.


때려서 생기는 신체적인 폭력 뿐만 아니라 말로 하는 언어 폭력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큰 아픔을 주는 행위에요. 말을 어떻게 해야 하지 말을 못해서 억울한 사람도 있지만, 말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들도 있죠.

말을 할 땐 조심히 그리고 내가 한 말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한 번 뱉고 나면 그 말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런 책이었답니다.


호진이와 함께 진실된 말하기, 책임감있는 말이 뭔지 이야기해보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말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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