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
아니 바실리 지음, 에다 에르테킨 토크쇠즈 그림, 김경희 옮김 / 한빛에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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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이가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내용이야? 라고 물었을 때 호진이가 바로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 때 저는 책을 대충 읽은 거 아닐까 생각했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책을 재밌게 읽는 경험 자체가 중요한데 읽고 나서 내용까지 잘 요약 정리해서 대답해 주길 바라는 건 7,8살 아이에게 좀 힘든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른들도 소설책 읽고 나서 책 내용 말하라면 말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 것 처럼요.


호진이는 책을 즐겨 읽는 편입니다. 물론 제가 어릴 때부터 책을 엄청 사다주고 도서관도 자주 가고, 서점도 자주 가는 등 책이 있는 환경에 자주 노출시킨 것도 한 몫을 한 게 사실일 거에요.

호진이는 도서관에 가도 책을 쌓아두고 막 읽기도 하고, 어떤 책은 그림 위주로 보기도 하며 그냥 즐겁게 읽고 있어요. 가끔은 책 읽은 후 독후활동을 통해 읽은 내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책 읽는 즐거움 자체를 느끼도록 놔두는 편이랍니다.

오늘 호진이가 읽은 책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 라는 책은 저와 호진이의 책읽기를 어떻게 하면 더욱 풍성하고 재밌게 해줄지를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무엇보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책 읽는 방법도 제각각인데 독서 스타일과 독서 방법을 강요하지 않고 편안하고 즐거운 독서를 알려주는 책이라서 저도 느끼는 바가 많았답니다.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는 저마다 책 읽는 방법이 다른 숲속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책을 읽는 다양한 방법과 독자로서의 유쾌한 권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랍니다.

읽은 책을 자꾸만 잊어버리는 코끼리 콕콕이의 "읽은 책을 잊을 권리"

책이 마냥 좋아서 쌓아두기만 하는 개미 바리바리의 "책을 읽고 싶은 만큼 쌓아 둘 권리"

보던 책을 다 읽고 자고 싶은 코알라 콩콩이의 "보던 책을 다 읽고 잠잘 권리"

읽은 책을 또 읽는 게 너무 재미있는 앵무새 똘똘이의 "읽은 책을 또 읽을 권리"

독서대회에 나갔지만 빠르게 읽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된 치타 씽씽이의 "책을 원하는 속도로 읽을 권리" 등

하나 하나씩 동물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편하고 자유로운 독서 속에서 책읽는 즐거움을 찾아야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읽을 책을 잊을 권리>

상상나라 숲속 도서관에 사는 코끼리 할머니 사서와 손자가 살고 있지요. 할머니 영향으로 콕콕이는 어릴 때부터 책을 엄청 많이 읽으면서 자랐지요. 하지만 코끼리 콕콕이는 읽은 책 내용을 자꾸 잊어버려 고민을 합니다. 읽는 내용을 잊어버리면 책을 읽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할머니는 말합니다.

"읽은 책을 네가 기억 못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단다. 그 안에 담겨 있던 것들은 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내고 너의 꿈과 생각을 자라나게 도와주지."

할머니도 책을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었대요. 그래서 독서 기록장을 쓰기 시작했구요. 우리 모두는 모든 걸 머릿 속에 다 담고 기억할 수는 없죠. 너무 피곤하잖아요^^ 그래서 우리한텐 읽은 책을 잊을 권리가 있는거라구요.

<책을 원하는 속도로 읽을 권리>

치타 씽씽이는 달리기를 잘해요. 그러던, 치타 마을에서 독서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독서 대회는 주어진 시간 안에 알려준 책을 읽고 읽은 내용에 대해서 시험을 보고 만점을 받으면 우승을 하는 대회였어요.

모든 달리기 대회를 휩쓴 바람보다 빠른 씽씽이는 당연히 독서대회에서도 빨리 읽어서 우승할 거라고 친구들은 생각합니다. 하지만 달리기는 자신있어도 책을 빨리 읽고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시험까지 보는 대회를 씽씽이는 걱정반 긴장반 두렵습니다.

시험 당일,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책장 넘기는 속도가 빨라서 씽씽이는 긴장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어도 눈에 안들어오죠. 그 때 감독관이 책을 읽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 때 씽씽이는 긴장이 확 풀리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꼭 이길 필요는 없어. 서두를 필요도 없어. 나도 즐겁게 책을 읽자."

꼭 책을 빨리 읽을 필요도 없어요.

꼭 책을 읽고 난후, 독후활동을 할 필요도 없구요.

꼭 새로운 책만 읽을 필요도 없답니다.

호진이도 이런 독자들의 권리를 누르면서 더욱 즐겁고 풍성하게 책읽기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저 즐겁게 읽는 것만으로 충분히 멋진 독서니깐요.

책읽기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싫어하는 아이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거 같은 초등추천도서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 아이와 책읽는 방향과 목표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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