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세탁소 시라기쿠 할머니 1 - 마음의 얼룩을 지워 드립니다 숲속 세탁소 시라기쿠 할머니 1
다카모리 미유키 지음, 쟈쟈 그림, 이구름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은 아이가 마음이 힐링되는 동화책을 읽어보았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주 따스해지고 위로가 되는 그런 포근한 책이었어요.

​바로, <숲속 세탁소 시라기쿠 할머니1- 마음의 얼룩을 지워드립니다> 입니다.


책의 겉표지 그림이 왜 이렇게 친숙할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으로 유명한 쟈쟈 그림작가의 그림이더라구요. 그리고 주덴아동문학상 대상과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은 다카모리 미유키 글의 초등 동화책이라 더욱 기대를 안고 읽어본 책이었답니다.

마을 끝자락의 산기슭에서 키 큰 나무로 둘러싸인 구불구불한 초록 터널을 한참 동안 걸어가다 보면 뻥 뚫린 하늘이 갑자기 나타나지요. 눈부신 햇살이 비치는 그곳에 바로 시라기쿠 세탁소가 있어요.

그리고 두 갈래로 단정하게 땋은 새하얀 머리에 깨끗한 앞치마를 두르고 종종거리며 바쁘게 일하시는 할머니가 바로 시라기쿠 할머니랍니다. 할머니는 세탁 실력이 엄청 뛰어난 빨래의 달인이에요.

그래서 숲속 동물 뿐 아니라 마을에 사는 손님들도 일부로 빨래를 맡기로 오는 경우가 많답니다. 빨래가 깨끗하게 되는 것을 물론, 옷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온전히 남아있는 채로 돌아오기 때문이지요.


그러던 어느날, 숲 속에 사는 올빼미 후쿠코가 더러워진 낙엽 무늬 조끼를 가지고 세탁소를 찾아옵니다.

아들 후쿠타로의 조끼라 말하면서 이 얼룩을 깨끗하게 지워서 아들에게 용기를 내게 해달라고 하죠.

올빼미가 맡긴 조끼 어깨부분에 짙은 갈색 얼룩이 있었어요.

다음날, 세탁소로 가던 시라기쿠 할머니는 후쿠타로를 만납니다. 그리고 물어봅니다.

" 이 얼룩은 핏자국이지?"

세탁소 할머니가 그런 것까지 알고 있다니. 후쿠타로는 놀라워합니다.

그건 원숭이 엔야의 피였어요. 독립할 때가 되서 둥지에서 떠나는 연습을 하다가 엔야의 위로 떨어져서 엔야가 엉덩이를 다친 것이었지요. 후쿠타로는 미안한 마음에 엔야를 낫게하려고 노력합니다.

후쿠타로는 엄마도 그 누구도 자신을 칭찬한 적이 없으며 지금은 둥지에서 나오지 못하는 쓸모없는 놈이라고 스스로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도 예전에는 후쿠타로와 같은 모습이었다고 하죠.

그러다 나가지 않을 수 없어서 나가다 보니 길이 보였고 그 길을 따라 앞만 보고 걷다보니 세탁소 할머니를 만나서 세탁소를 이어받았다고 합니다.

후쿠타로는 둥지로 떨어진 것이 무서워서 둥지를 못나오는 것이 아니었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밖에 나가 한 일이 누군가를 다치게 한 거라서 더는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그래서 둥지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말합니다.

난 날 수 없어요....

넌 날 수 있어.

후쿠타로는 용기를 내어 조끼를 입고 엔야를 위해 신비한 약초"흑화" 따러 힘차게 날개짓을 합니다.

빨랫감은 내가 살아온 인생과 같은 것이었네요. 내가 살아온 시간이자 흔적인 것이죠.

어떤 얼룩은 내가 살아온 추억과 같아서 굳이 지우지 않고 그냥 두어도 되는 거에요. 굳이 지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가끔은 새 옷보다는 색이 바래고 때가 묻어도 함께 한 지금의 옷이 더 정들고 좋을 때가 있잖아요.

힘들고 때묻은 나의 모습이지만, 굳이 그 때를 없애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

내 안의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는 그런 따뜻한 동화책이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