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덴마크 선생님 -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서로 의지하는 법 배우기
정혜선 지음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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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마. 너의 지금 모습 그대로여도 괜찮아.
다만 네 곁의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렴. 우리가 서로의 어깨에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어." - P203

"내가 이곳에 계속 있을 수 있는 것은 동료들이 있기때문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책임지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 P297

언젠가 미술실에서 나무를 그리다가 온갖 공을 들였지만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순간이 왔다. 그때 나는 길을 잃은 것 같다고 캐트린에게 말했다. 그러자 캐트린은 나에게 질문했다.
"길을 잃는 것을 싫어하니?"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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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통증의 이유를알고 있었다. 내 모난 성품에서 기인하는 관계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이런 것을 피해 도망칠 데가 있을까? 없다. 나를피해 도망칠 수 있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 P125

"어느 날 기회가 왔고, 나는 달리는 열차에 뛰어 몸을실었어. 수많은 나라를 돌아다녔지. 평생 고향에서만 살아온 친구들과는 이야기가 안 통할 때도 있어. 그 친구들을 아주 좋아하지만 말이야. 삶에는 그런 순간이 있어. 눈앞에서다른 세계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려고 하는 순간, 나는 그때망설이지 않고 기차에 올라탔어. 그게 내 인생이었어."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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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줄래요? - 청각을 잃자 비로소 들리기 시작한 차별의 소리들
황승택 지음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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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장애‘ 인이 되는 것은 신체적 불편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생산적 발전의 ‘장애‘로 여겨 ‘장애인’으로만들기 때문이다. 무엇을 못 해서가 아니라 못 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신체적 능력만을 평가하는 비장애인들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신체 장애를 갖고 살아간다는 건 끔찍하고 비참하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듯이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서 그런대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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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락에서 그동안 장애를 등급으로 분류하고 그 등급에 따라 지원 범위를 구분해 온 장애등급제 폐지는 바람직한 변화다. 장애의 등급은 행정적으로만 분류 가능할 뿐장애가 없는 신체를 기준으로 설계된 사회에서 장애인이 지닌 개별적 장애의 고통은 성적표처럼 분류 가능한 대상이 아니었다. - P38

장애 등급도 장애인이 감당하고 있는 삶의 무게를 반영하지 못하듯 질병의 이름 역시 환자가 겪는 고통의 크기를 정해 주지 않는다. 질병과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자세와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동반될 때촘촘한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질병과 장애를 등급으로 예단하려는 오만은 위험하다. - P39

"한 국가의복지 수준은 거리에 돌아다니는 지체 장애인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 P77

나는 청력 재활에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과거의 사고방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내 자아는 청력 회복 수술 전 그대로일지 몰라도 내 신체는 과거와 같지 않은 게 인정하기 싫어도 마주해야 하는 냉정한 현실이다. 약해 보이는게 싫어서 잘듣는 척하다가 중요한 정보를 빠뜨리거나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나에게 주문을 건다. "다시 말해 줄래요?" 이 말은 내가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다. ‘당신의 의사를 더 정확히 알고 싶다‘는 뜻의 정중하고 격식 있는 요청이다. - P119

"나라마다 나라 특유의 정신병이 있다고 하거든? 근데내가 볼 때 우리나라 특유의 정신병이 ‘눈칫병‘이야. 누가 혼자 밥을 먹거나 옷을 특이하게 입으면 안 지나가고 꼭 다시 봐. 그렇게 쳐다보는 것이 다름을 인정 안 한다는 시선이야. 이번 학기에 여기 청각 장애인 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의 장애를 그대로 인정해야 해. 안 들린다고 이거에 대해 자네들이 ‘어이구’ 이러면 곤란해. 누가 다리기 없다 이러면 신경 써서 그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하면 돼.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번 더 그 장애인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야. 그런 일이 계속 되다 보니까 우리나라 장애인들이 ‘내가 정말로 이상한 존재구나’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 - P131

어떤 표현에 소수자 혐오가 담겨 있다고 주장하는 데에는대단한 노력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할수록 인권 감수성이 높다는 평판을 얻고, 세상을 바꾼다는 보람과은근한 도덕적 우월감을 누린다. 반면 여기서 체계적 회의주의를 주장해 봐야 꼰대나 소시오패스처럼 비칠 뿐이다.
문제 제기에 회의적인 사람은 침묵하고 동의하는 사람은점점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소수가 다수를 쉽게 움직일 수 있다. 게다가 이런 규정은 자기실현적인 면이 있다. 이 단어는 혐오표현‘이라고 누군가 선언하면그다음부터 그 단어는 실제로 혐오스럽게 들린다. - P138

이러한 ‘극복 프레임‘은 장애에도 적용된다. 김원영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는 장애인의 성취를 언급하는 언론 기사에는 항상 "장애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이 어김없이 들어간다고 지적한다. 또 이러한 극복 프레임은 장애가 있음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장애인에 가깝게 활동하는 것을 은연중에 강요하게 된다. 휠체어로 훨씬 빠르고 힘을덜 쓰며 이동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 왜 당신은 목발을 사용하지 않느냐고 따져 묻게 된다. 또 이러한 프레임이 극단으로치달으면 장애를 극복하고 비장애인도 이루기 힘든 성취를 달성한 장애인이 왜 자신만큼 노력하지 않느냐며 다른 장애인을 힐난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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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에 함몰되는 이상한 날들이다. 누군가 보고 싶지만볼 수 없는 감정을 나는 참기 힘들어 한다. 모든 감정들은과거에 있고, 나는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서 여름철 내내썩어 가는 수박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강박적으로그런 순간들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적는다. 대부분 참을 수없는 기분에 관련된 일들, 혹은 참을 수 있었던 기분에 대한칭찬의 기록들이다. - P80

모든 과거가 어제, 로 통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있었다. 긴 이야기를 붙이지 않아도 어제, 라는 단어로 모든것을 설명하고 싶었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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